野 "김용범 전 실장 증인 채택해야"…與 "관리·감독 실패가 본질"
이억원 금융위원장 "국민께 심려 끼쳐 송구" 사과
'금융기관 해킹 사태' 5대 은행장 증인 채택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가 상품 도입을 주도했다는 야당의 주장을 '음모론'으로 규정하며 투자 관리·감독 부실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국민의힘은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촉구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레버리지 ETF로 인한 투자자 피해액이 54조원이라는 과장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금액 손실만 단순 합산한 수치 아닌가"라며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이 상품을 도입하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음모론적으로 몰고 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관리와 외환 수급, 해외와 국내 간 규제 차익 해소를 위해 레버리지 ETF를 도입한 것"이라며 "ETF 출시 두 달 전에 국민의힘 원내대표께서도 '환율 안정 기반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표현을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현정 의원은 "삼전닉스(삼성전자·SK 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출시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좀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상품 출시에 대한 승인이 아니라,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 전략을 사용 세력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한국거래소의 관리 실패에 본질적인 원인이 있다"고 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야당에서 상품을 왜 도입했냐고 지적하는 건 본질이 아니다. 당시에는 상품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정책 비판을 하려면 왜 처음부터 피해 방지 대책을 보다 정교하게 하지 않았느냐에 질문이 집중되는 것이 맞다. 누가 (도입을) 결정했느냐 묻는 것은 그야말로 정쟁을 위한 정쟁"이라고 비판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도 "레버리지 ETF가 지방선거를 위해 갑자기 만들어 낸 상품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과거 정부에서도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진입장벽이 높다' 등 논의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청와대 지시'라며 공세를 펼치는 것에는 "역대 정부에서도 업계 간담회 같은 이런 회의가 많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이른바 '서별관회의'를 해서 (회의에) 갔느냐 안 갔느냐를 가지고 굉장히 논란이 됐던 때도 있었다"고 맞받았다.
반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에 "레버리지 ETF로 인한 국민 피해가 54조원에 달하고, 이러한 고위험 금융상품 출시에 청와대가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왜 김용범 전 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나. 맹탕 청문회로 가려는 여당의 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준태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범이고,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위원회가 공범"이라며 "금투협이 회원사들 건의 없이 도입을 제안했고, 해당 내용이 금융위 안건에 그대로 반영됐다. 1월13일 김용범 전 실장이 비공개 회의에서 레버리지 ETF 얘기를 꺼냈다는 복수의 진술도 있다. 청와대 지시에 의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와 기획재정부 쪽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가 김용범 전 실장을 지목하고 있다"며 "금융위 1월 자료에는 하반기 출시로 돼 있었는데, 3월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2~4분기 출시로 갑자기 바뀌었다. 청와대 지시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행령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 과정에서 관계 부처와 협의해 의견 수렴을 거쳤다"며 "특별한 의견이 없어 관련 절차와 일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위원장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여러가지 필요성을 보면서 도입했는데, 결과적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조 의원은 "이 자리에 서실 분이 금융위원장인가. 김 전 정책실장과 이 대통령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레버리지 ETF 사태는 이미 특검과 국정조사가 예약돼 있는 사안"이라며 "대통령의 독려가 있었고, (출시) 일정을 앞당겼고, 변칙 심사했고, 그런데도 정상 절차라고 계속 거짓말과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사태는 이미 주식을 도박판으로 만든 '바다이야기' 시즌2"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야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6일 경찰 소환조사로 회의에 불참한 것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저를 두고 자작극이라거나 (조사 날짜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인신공격한 위원들에게 사과받아야겠다. 굉장히 모욕적이고 패륜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도 "(멕시코 칸쿤 출장 의혹) 당사자인 정원오 구청장에 대한 조사가 전혀 없는 상태"라며 "경찰이 국회를 존중한다면 국정감사가 끝나고 조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경찰과 이재명 정부가 국민의힘 의원을 탄압하기 위해 조사를 했다는 건 정치적 프레임"이라며 "본인이 (조사) 날짜를 조율했다는 보도가 났는데 해명을 한 줄도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김 의원이 오랜 시간 동안 수사를 받으며 충분히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제게 미리 연락을 주셨으면 서로 오해가 없도록 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무위는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 앞서 전체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와 관련해 5대 은행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은행장은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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