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 '국가주도 배상' 가동…민관 "기업분쟁 인한 배상지연 없어야" 입모아

기사등록 2026/10/08 15:08:12

정부와 기업 15곳, 8일 배상이행 협약 체결

특별법 개정 국가 주도 배상체계 본격 가동

재원 분담 이견 있어도 피해자 구제 최우선

기업 간 책임 공방으로 배상 지연 우려 차단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배상이행 업무협약식’에서 강충식 SK이노베이션 부사장 등 기업체 대표들이 가습기 살균제 배상이행 협약서에 사인을 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6.10.08.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국가가 피해 신청부터 배상 여부와 금액 결정까지 주도하고 정부와 관련 기업이 재원을 분담하는 가습기살균제 배상체계가 8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기업 간 분담금 책임을 둘러싼 이견이 향후 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더라도 피해자 배상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새 배상체계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업자 및 원료물질 사업자 15개사와 '가습기살균제 배상이행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유한회사 옥시레킷벤키저,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애경산업 등이 참여했다.

사업자들은 피해 배상을 위한 분담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고, 정부는 배상에 필요한 출연금 예산 확보에 힘쓰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이날부터 시행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에 맞춰 마련됐다.

정부와 기업이 배상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배상 재원과 기업 간 책임 분담 문제를 분리해 다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여러 사업자와 원료물질 사업자가 연관돼 있어 기업별 책임과 분담 비율을 둘러싼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기업 간 분담금 문제가 합의되지 않으면, 민사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기업 간 분쟁이 피해자 배상 지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협약을 통해 분담금 등에 이견이 발생하면 우선 별도 협의체에서 상호 협의해 해결하기로 했다.

피해자가 기업 간 책임 공방이 끝날 때까지 배상금을 기다리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다만 이번 협약만으로 기업 간 법적 분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기업별 분담금이 확정된 이후 특정 기업이 부담 비율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소송 등 추가적인 법적 절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국가 주도 배상체계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장기간 이어진 피해 구제와 책임 공방의 구조를 바꾸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인정받는 절차 뿐 아니라 기업별 책임과 배상 문제까지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새 제도에서는 국가가 배상 여부와 금액을 심의·결정하고 정부와 기업이 배상 재원을 함께 부담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일원화했다.

정부가 배상 책임의 당사자임을 명확히 한 점도 특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국가도 배상 책임의 당사자로서 배상 절차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상과 함께 재발 방지도 이번 협약의 주요 과제다.

정부와 기업은 원료물질부터 제품 생산과 유통, 폐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화학안전망 구축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더 이상 기업 간 책임과 분담금 다툼의 결과를 기다리는 구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향후 민간사업자 간 분담금을 놓고 상호 소송 등의 분쟁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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