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배기통 부실, 세입자 3명 사상…법원 "집주인, 9억 배상"

기사등록 2026/10/08 11:32:52
[부산=뉴시스] 부산지법 서부지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아파트 보일러 배기통 관리 부실로 배기가스가 유입돼 세입자 3명을 사상케 한 집주인에게 9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민사1부(재판장 김동희)는 8일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사망한 A씨 등 4명이 집주인 B씨와 시공자, 한국가스안전공사, 사하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는 원고들에게 9억7921만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시공자와 한국가스안전공사, 사하구 등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판결문을 따르면 A씨 가족은 2023년 B씨로부터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를 임차해 거주를 시작했다. 문제는 같은 해 12월 보일러 배기가스가 A씨 가족들이 잠들어 있던 방안으로 유입됐고, A씨 등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인지 저하 및 뇌병증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 사고는 B씨가 2019년 베란다 증축 공사를 진행하면서 가벽 등 설치 공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보일러 배기통이 외부로 연장되지 않고 그대로 베란다 안에 둔 채 공사가 마무리된 것이 원인이었다.

해당 사고로 B씨는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금고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은 과실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시공자의 건축법 위반 및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서는 위법 사항이 없고, 보일러의 배기가스 유입에 대한 주의의무가 인정되지는 않아 경찰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혐의없음)으로 마무리됐다.

이어 제기된 이 사건 민사소송에서 재판부는 B씨에게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B씨가 주택에 설치된 가스 관련 시설 설치 시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관리를 게을리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주택은 언제든지 가스보일러의 배기가스가 내부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성이 존재했고, B씨는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B씨는 A씨에게 주택을 임대한 이후부터 사고가 발생한 날까지 주택의 소유자이자 임대인으로서 가스보일러 관련 시설을 점검하거나 이를 수리하려고 시도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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