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 실패한 美 여성, 6일 만에 깨어나…"화나고 혼란스러워"

기사등록 2026/10/08 11:12:42 최종수정 2026/10/08 12:34:24

집행 과정서 정맥 확보 난항…법원, 관련 증거 보존 명령

변호인단 "충분히 고통받아"…테네시 주지사에 감형 요청

[테네시주=AP/뉴시스] 지난 2023년 1월 12일(현지 시간) 촬영된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모습이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숨지 않아 형 집행이 중단됐다. 2023.01.12.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테네시주에서 사형 집행에 실패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던 크리스타 파이크(50)가 6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파이크의 변호인들은 주 정부에 사형 집행 과정에서 사용된 약물과 의료용품 등 관련 증거를 보존하라고 요구했다.

7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이크의 변호사 랜디 스파이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이크가 전날 의식을 회복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이크는 깨어난 뒤 "여기가 어디죠?",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이비는 파이크가 현재 자신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화가 나 있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크의 사형 집행은 지난달 30일 막판 법적 공방으로 당초 연기됐다. 약 9시간 뒤인 오후 5시45분께 연방대법원이 하급심의 집행정지 결정을 뒤집으면서 사형 집행 절차가 재개됐다.

이후 사형 집행팀은 파이크에게 약물을 투여하기 위한 정맥 접근로를 확보하려 했다. 스파이비 변호사는 파이크가 정맥을 찾는 과정에서 집행팀을 도왔다고 밝혔다.

스파이비는 "그녀는 한 시간 동안 바늘로 팔을 찔리는 동안에도 친절하고 정중했다"고 말했다.

사형 집행이 시작된 뒤 파이크는 한동안 의식이 또렷한 모습을 보였으며, 목격자들은 커튼 뒤에서 약 1시간 동안 그녀의 거친 숨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후 9시 직전 목격자들이 현장을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고, 구급차가 도착해 파이크를 내슈빌의 한 사립병원으로 이송했다.

파이크는 이후 의식을 잃은 채 인공호흡기와 기관삽관 장치를 사용했다. 의료진은 혈관에 투여된 펜토바르비탈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크의 변호인들은 사형 집행 과정에서 정맥주사선이 제대로 삽입되지 않았거나 혈관이 파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약물이 혈관이 아닌 주변 조직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테네시주의 현행 사형 집행 절차는 구체적인 내용 상당 부분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파이크의 변호인들은 이를 포함해 사형 집행 과정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슈빌 법원은 이날 주 정부에 사형 집행실에 있던 물품을 비롯해 녹음 파일, 목격자 진술, 이메일, 사용된 약물과 주사기, 정맥주사선 및 기타 의료용품을 보존하도록 했다.

사형 집행 관련 증거 보존 신청을 심리한 법원 청문회에서 파이크의 변호사 루크 이넨은 "오늘 청문회는 투명성에 관한 것이었다"며 주 정부가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호하게 만들고 은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파이크는 현재 팔을 움직이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지 기능에도 혼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렴과 팔의 혈전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파이크가 이미 충분한 고통을 겪었다며 빌 리 테네시 주지사에게 사형을 감형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파이크의 회복 정도와 주 정부가 향후 사형 집행을 다시 시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파이크는 1995년 동급생 콜린 슬레머를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사형 집행 과정에서 약물 주사를 맞고 살아남은 사례는 파이크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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