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방발기금 부과 취소소송…"경영 악화에도 징수 기준 그대로"

기사등록 2026/10/08 14:06:59

13개 SO,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상대 행정소송 공동 제기

영업이익 149억원에 분담금 250억원…1.5% 징수율 9년째 유지

"수익·재정상태 고려 의무 외면…징수율 결정 방식 문제 제기"

[과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6.07.16. silverline@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케이블TV 업계가 정부의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행정소송에 나선다. 사업자의 수익 규모와 재정 상태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9년째 동일한 징수율을 적용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8일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13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이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상대로 2026년 방발기금 분담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공동으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SO는 방미통위가 분담금을 정하면서 사업자의 경영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시행령 제12조는 분담금 징수율을 정할 때 방송의 공공성과 시장 경쟁상황뿐 아니라 해당 사업자의 수익 규모와 재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방미통위가 기존 1.5% 징수율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게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지적이다. 법령에 따라 사업자의 상황을 살펴 징수율을 결정해야 하는데 사실상 이러한 판단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재량권 불행사'로 해석했다.

실제 케이블TV 업계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전체 90여개 SO는 지난해 1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방발기금으로 250억원을 납부했다. 분담금이 영업이익의 168%에 달하는 셈이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SO 38개사도 총 95억원의 방발기금을 냈다. 

케이블TV의 방발기금 징수율은 2017년 방송서비스 매출액의 1.73%에서 1.5%로 낮아진 이후 9년째 변하지 않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이 줄어드는 동안에도 동일한 기준이 유지됐다.

특히 정부가 징수율 인하를 검토하고도 실제 부과에는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SO의 방발기금 징수율을 기존 1.5%에서 1.3%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업계와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 국회 토론회에서 과기정통부는 1.3%까지 낮추는 방안을 놓고 사업자들과 협의해 왔다며 관련 업무가 방미통위로 이관된 뒤에도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발기금 관련 업무가 방미통위로 넘어간 이후 인하 논의는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월 말 SO에 고지된 2026년 분담금에도 기존 1.5% 징수율이 그대로 적용됐다.

다른 방송사업자와 비교해 SO에 불리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방발기금은 지상파와 IPTV, 위성방송 등도 부담하지만 적자 사업자에 대한 감경 기준과 영업이익에 따른 징수율 산정 방식이 사업군마다 달라 SO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고시에는 지역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분담금 감면 기준이 마련돼 있으며, 두 차례 고시 개정을 통해 감면 혜택이 확대됐다. 반면 같은 지역 기반 방송사업자인 SO에는 별도의 감면 기준조차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방발기금 관련 업무가 과기정통부에서 방미통위로 이관되면서 징수율 인하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고, 올해도 기존 기준에 따라 분담금을 납부하게 됐다"며 "정부가 현재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업계는 내년 8월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기간 징수율 인하나 감면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소송을 통해서라도 현재의 분담금 부과가 적법한지 따져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스카이라이프도 2021년 케이블방송사 HCN 인수 후, 가입자 성장세 둔화와 영업이익률 감소로 적자 전환하는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에따라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8월 케이블 사업자가 주장하는 방발기금 징수율 인하 등의 내용을 포함한 '유료방송사업자 방발기금 개선 건의서'를 방미통위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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