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세계 12위…ICT 1위 속 가격경쟁력 65위 그쳐

기사등록 2026/10/08 17:34:00

WEF, ‘여행·관광발전지수 2026’ 발표…2023년 13위서 한 계단 상승

5대 분야 모두 순위 상승…관광 지속가능성 20위→13위

관광 고임금 일자리 비중 109위…관광재정·서비스 공급 기반도 과제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9월28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2026.09.28.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한국 관광의 ‘기초 체력’이 세계 12위까지 올라섰다. 정보통신기술(ICT), 교통 인프라, 문화 자원 등은 경쟁력을 인정받았으나 가격경쟁력, 관광재정, 관광 일자리의 질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황교익)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여행·관광발전지수 2026’(Travel & Tourism Development Index 2026)에서 한국이 110개 평가 대상국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평가는 2025년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한국의 종합 점수는 7점 만점에 4.90점이다.

일본이 5.27점으로 세계 1위, 중국이 5.00점으로 8위를 기록했다.

10위 이탈리아가 4.93점, 11위 포르투갈이 4.91점으로 한국과의 격차는 각각 0.03점, 0.01점에 불과했다.

한국은 2023년 13위보다 한 계단, 2019년 14위보다 두 계단 올랐다.

관광발전지수는 관광객 수나 관광수입 자체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관광산업이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 환경, 인프라, 관광자원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WEF는 2007년부터 ‘관광경쟁력지수’를 발표해 오다 2021년 지속가능성 평가 등을 확대해 ‘관광발전지수’로 개편했다. 이번 지수는 5대 분야, 17개 부문, 102개 세부지표로 구성했다.
9월4일 강원 평창군 효석문화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평창관광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은 5대 분야에서 모두 순위가 올랐다.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분야는 ‘관광의 지속가능성’이다. 20위에서 13위로 일곱 계단 상승했다. ‘관광 자원’은 두 계단 오른 14위를 기록했다. ‘환경 조성’은 18위, ‘인프라 및 서비스’는 25위,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은 47위로 각각 한 계단씩 올라섰다.

17개 부문 가운데 ‘정보통신기술 준비 수준’이 세계 1위에 올랐다. ‘육상·항만 운송 인프라’와 기업출장·교육관광 등에 영향을 주는 ‘비레저 자원’이 각각 9위, ‘문화 자원’이 10위를 차지했다.

반면 ‘관광객 서비스 및 인프라’는 2023년 47위에서 53위로 내려갔다.

102개 세부지표로 들어가면 강점과 약점이 더 뚜렷해진다.

한국은 27개 지표에서 세계 10위 안에 들었다. ‘조직적 폭력(무력충돌·비국가 분쟁·일방적 폭력에 따른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 ‘기본 위생시설 이용률’ ‘기본 식수 이용률’ ‘병상 밀도’ ‘에너지 효율 규제’ ‘월별·분기별 관광통계 제공 적시성’ 등 6개 지표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해외 관광객 입국 계절성’은 2023년 33위에서 4위로 29계단 뛰었다. 특정 계절에 방한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관광 수요의 지역 분산’은 85위에서 65위로 20계단, ‘문화 관광지 관심 집중도’는 72위에서 55위로 17계단이 각각 개선됐다.

관광과 직접 관련된 지표만 놓고 보면 상위 10개국과의 격차는 더 작았다.

문광연이 102개 지표를 관광산업·정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관광지표’ 45개와 국가 전반의 여건을 보는 ‘일반지표’ 57개로 나눠 분석한 결과, 관광지표 평균은 4.72점으로 상위 10개국 평균 4.85점과 0.13점 차이를 보였다. 45개 관광지표 가운데 24개는 상위 10개국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6월 첫째주 김해국제공항에서 열린 '중화권 관광객 환대주간' 행사 현장. (사진=부산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102개 세부지표 가운데 36개가 50위 이하였다. 이 가운데 34개는 2019년에도 50위 이하에 머물렀다.

문광연은 일부 취약 영역의 구조적 한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5대 분야 가운데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이 47위로 가장 낮았다.

세부지표로는 정부 예산 중 관광 지출 비중이 76위, 항공 서비스 협정 수가 62위, 현지인 환대 평판 지수가 65위에 그쳤다.

가격경쟁력 부문의 구매력평가는 78위, 단기 임대 숙소 가격 57위, 유류 가격 55위, 호텔 가격 지수 51위로 모두 50위 밖이었다.

‘관광 일자리의 질’ 관련 세부지표도 취약했다.

직접 고용 대비 간접·유발 고용 효과를 보여주는 ‘관광 고용 승수’는 세계 5위였지만, ‘관광 고임금 일자리 비중’은 109위로 110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

고용·해고 관행은 88위, 고용 기회 균등은 80위, 노동자 권리는 75위였다.

‘자연 자원’ ‘환경 지속가능성’ 관련 평가도 낮았다.

17개 부문 가운데 ‘자연 자원’은 67위에 그쳐 10위에 오른 ‘문화 자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세부지표에서는 생물종의 멸종 위험을 나타내는 적색목록지수가 105위, 물 스트레스 수준은 96위, 국토 대비 보호구역 비율은 91위였다.
경북 동해안 세계지질공원의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사진이다.(사진= 국립공원공단) *재판매 및 DB 금지

문광연은 디지털·교통 인프라, 관광수요 분산 등 강점을 실제 관광객의 이동·체류·소비로 연결하는 한편 관광재정, 항공 접근성, 숙박·관광서비스 공급 기반, 관광 일자리의 질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화·자연자원을 콘텐츠화하고 해외 인지도를 높여 지역관광과 연계할 필요성도 제시했다.

WEF는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 관광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난 뒤, 비용 상승·투자 부족·인력난·지속가능성 압박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제관광객은 약 15억 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WEF는 이에 따라 관광산업의 과제가 단순한 회복에서 ‘성장의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고 봤다.

강정원 문체부 관광정책실장은 “이번에 발표된 관광발전지수의 종합 순위뿐만 아니라 세부 분야와 부문별 결과를 통해 ‘K-관광’의 장단점을 상세히 분석하고,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는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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