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고령농·관행 임대차, 조사 따른 처분 제외 추진
미허가 농업시설 사후 허가·실제 이용 맞춰 지목 정비
특별법 10월 발의·12월 처리 목표…내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사안 가운데 명백한 투기를 제외하고는 농지은행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도록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관행적인 임대차는 서면 계약을 통해 적법하게 전환하고, 미허가 시설에는 사후 허가 신청 기회를 주는 등 농촌 현장에 누적된 문제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농지 전수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도록 특별조치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농지은행에 농지를 맡기는 것도 소유자의 선택에 맡긴다.
상속농지는 휴경이나 소유상한 초과 등이 확인되더라도 처분 대신 제도 개선 자료로 활용한다. 고령으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친척이 대신 경작하는 농지도 현행법상 임대 허용요건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분하지 않을 방침이다.
종중·사찰·미등기 상속농지처럼 소유관계가 복잡해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을 맺기 어려운 경우도 처분 대상에서 제외한다. 맹지 등 영농이 어려워 비워둔 농지도 명백한 투기가 아니라면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농업용 창고와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 등을 허가 없이 설치했더라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원상회복 조치를 진행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명백한 투기 행위로 판단되는 농지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현행 농지법에 따른 처분명령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농식품부가 제시한 투기 유형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경작하지 않고 무단 방치하거나 임대 ▲되팔아 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 지분을 취득하고 방치·임대 ▲농업법인을 통해 농지를 취득한 뒤 쪼개 팔거나 임대해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등 세가지 경우다. 첫 번째 유형에서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는 제외한다.
정부는 특별조치법 유효기간에 기존 농지법 규정에 맞지 않는 임대차와 시설 등을 적법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특례도 마련한다.
관행적인 임대차는 현행법상 허용요건에 부합하는지를 묻지 않고 특례기간 중 서면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한다. 농지은행에 위탁할 때도 기존 실경작자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도록 한다.
미허가 시설은 다른 법령의 요건을 충족하고 당초 전용 허가 등을 신청할 수 있었던 경우 사후 허가 신청을 허용할 계획이다. 비농업용 시설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며, 농업진흥지역에서 금지되거나 다른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시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기간 임야로 바뀐 농지나 농지로 오랫동안 이용해온 임야, 묘지 등 지목과 실제 이용 상태가 다른 토지도 신청을 받아 지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농지를 팔거나 맡기려 해도 농지은행이 받아주지 않는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매입·수탁 범위도 넓힌다. 현재는 곧바로 영농에 활용할 수 있는 농업진흥지역 농지를 중심으로 매입하지만, 앞으로는 비진흥지역 농지도 농업에 활용할 수 있으면 매입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농지은행 매입 대기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내년도 예산 증액은 국회와 협의한다.
농지은행 이용 시 여러 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관련 서비스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체계도 마련한다.
조사 이후에는 등기부와 토지대장, 농지대장, 농업경영체 정보, 전용허가 정보 등을 연계·검증하고 농업인이 지역별 농지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통합 농지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추진할 농지법 개정에는 임대차·휴경 인정사유 확대와 실경작자·임차농 권리 보호,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의 적법한 임대차 계약 방안 등을 반영한다. 농업용 시설 규제와 영농이 어려운 농지의 관리·활용 방안도 정비한다.
농식품부는 오는 12일이 포함된 주간부터 농지 조사 상담센터를 설치해 조사와 후속조치를 안내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접수할 예정이다.
특별조치법은 이달 중 발의하고 12월까지 국회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 이후 조사 결과와 특별조치법 시행에 따른 현장 의견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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