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붕괴 막겠다더니…첫발도 못뗀 '이 사업'

기사등록 2026/10/08 08:40:22

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국립암센터 연계

사업 추진 실적 없어…3년 지나도록 착수 못해

복지부 "서울대병원 이관 완료 이후 추진할 것"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0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3년 지역·필수의료 붕괴를 막겠다며 발표한 핵심 과제인 '국가중앙의료 네트워크'(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국립암센터) 구축 사업이 3년이 넘도록 착수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암센터 네트워크 구축 관련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가 2023년 발표한 필수의료혁신전략 중 하나인 '국가중앙의료 네트워크'에 착수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이 소관부처 이관(교육부→복지부)을 추진 중으로, 이관 완료 이후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당시 정부는 서울대병원(임상·연구)과 국립중앙의료원(응급·감염병·공공인프라), 국립암센터(국가 암 사업·데이터)를 국가중앙의료 네트워크로 연결해 권역 책임의료기관과 지역 필수의료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서울대병원의 소관 부처 이관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3개 기관을 잇는 중앙 네트워크 구축 작업은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서울대병원 설치법 등 4개 설치법을 고쳐 국립대병원 이관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정부 발표 이후 현재까지 관련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립대병원 9곳은 올해 1월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개정으로 8월 20일부터 복지부 소관이 됐지만, 별도 설치법을 적용받는 서울대병원은 대상에서 빠져 이관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복지부는 네트워크 사업의 예산 내역을 제출하지 못했고, 대신 '관련 추진 현황'으로 ▲2014년부터 추진돼 온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현대화사업)'과 ▲2027년 착수 예정인 '국가암AI데이터센터 구축사업' 등 개별 기관 사업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사업 지원 예산은 복지부의 2027년도 요구안에서 줄었다. 2026년 333억5500만원에서 2027년 요구안 222억400만원으로 111억5100만원(33.4%) 적게 요구됐다.

복지부가 제시한 '필수의료 특성화 기능보상 시범사업'(2025.7~2028.12)은 국립중앙의료원(연 40억원)과 암센터(사전지원금 82억원)에 사전지원금과 사후 성과 인센티브를 주는 기관별 보상 사업이다. 2023년 전략의 '특수목적 수행 보상' 과제에는 해당하지만, 세 기관을 잇는 네트워크 사업은 아니다.

허종식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언제 어디서나 공백 없는 필수의료'를 내걸고 발표한 필수의료혁신전략의 핵심축이 3년 동안 실체 없는 '유령 네트워크'였음이 확인됐다"며 "발표 당시부터 서울대병원 이관 일정도, 네트워크 예산도 제대로 설계하지 않은 채 간판부터 내건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서울대병원 이관만 기다릴 게 아니라 이미 복지부 소관이 된 국립대병원 9곳과 국립중앙의료원·국립암센터 간 협력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복지부는 네트워크 구상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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