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1척서 출발…수산·식품·소재·물류 4대 축 구축
참치캔 제조 기술 배터리캔으로…스마트 항만까지 영역 확대
동원홈푸드, 참존 인수 추진…김남정 회장 취임 후 첫 M&A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참치캔으로 익숙한 동원그룹이 수산과 식품을 넘어 배터리 소재와 종합물류, 스마트 항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데 이어 화장품 기업 인수까지 추진하며 다시 한번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최근 식자재 유통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국내 1세대 화장품 기업 참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수산·식품·소재·물류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온 동원이 뷰티 시장에도 발을 들이게 된다.
1969년 원양어선 한 척을 보유한 수산회사로 출발한 동원그룹은 현재 수산·식품·소재·물류를 아우르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주요 사업축을 구축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동원그룹의 매출은 9조5837억원, 영업이익은 5161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은 본업에서 쌓은 기술과 역량을 새로운 사업으로 연결하는 '연쇄적 혁신'을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동원의 시작점은 수산업이지만 대중에게 그룹을 각인시킨 것은 '동원참치'다. 동원산업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참치 살코기를 통조림에 담은 참치캔을 출시한 뒤 양반김과 양반죽, 육가공식품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2000년에는 동원F&B를 분할 설립하고 DM푸드와 해태유업 등을 인수하며 유가공과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올해는 충북 진천에 1400억원을 투입한 진천 제2사업장을 구축해 어묵과 맛살, 볶음밥, 치킨 등을 생산하는 '프로틴 넥서스'를 마련했다.
식품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은 전혀 다른 산업으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원시스템즈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이다.
동원시스템즈는 1988년 동원참치 캔과 양반김 연포장 등을 생산하며 포장 용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2년 알루미늄 전문기업 대한은박지를 인수한 뒤 관련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양극박 생산라인 6개를 보유하고 있다.
참치를 담던 캔을 만드는 기술은 배터리를 담는 캔으로도 이어졌다. 동원시스템즈는 2021년 원통형 배터리캔 제조업체 엠케이씨(MKC)를 인수했다. 참치캔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캔 제조 기술에 엠케이씨의 금형 설계와 프레스, 표면 처리 등 생산 기술을 결합해 2차전지 부품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물류 역시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 동원그룹은 2017년 항만 물류와 창고, 국제 물류 등을 운영하던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종합물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현재 동원로엑스는 화물운송과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 등을 아우르고 있다.
부산신항 물류기업 BIDC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2024년에는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항만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을 개장했다. DGT는 하역부터 이송과 적치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서컨테이너부두 2-5단계의 운영사다. 동원로엑스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겼다.
동원홈푸드도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1993년 단체급식 사업으로 출발해 삼조쎌텍 인수로 소스·조미식품, 금천과 세중 인수를 통해 축산물 유통과 가공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동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식품 사업과 결이 다른 뷰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달 22일 서울회생법원 관리 아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참존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동원홈푸드가 참존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 추진 금액은 수백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향후 공개입찰 등 절차를 거쳐 최종 인수가 확정될 예정이다.
1984년 설립된 참존은 국내 1세대 화장품 기업으로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했지만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인수가 최종 성사될 경우 2024년 3월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첫 외부 기업 M&A가 된다. 수산·식품·소재·물류를 넘어 화장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넓히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그룹은 지난 57년간 과감한 도전과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외연을 꾸준히 확장해왔다"며 "수산업에서 시작해 종합식품과 소재, 물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본업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온 연쇄적 혁신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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