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별·까데호·키라라·이민휘 등 컴필레이션 음반 '공범들' 12일 발매
낡은 법이 가둔 리듬을 구원하는 18팀의 소리
스트리밍 대신 물성으로 남긴 연대의 기록
'관객이 춤을 췄다'는 이유로 부산 인디신의 베이스캠프인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가 두 달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자, 동료 음악가들이 낡은 제도의 그늘에 선 채 기꺼이 서로의 '공범'을 자처하고 나섰다.
8일 음악계에 따르면, 창작 집단 '모임 별'(BYUL.ORG)(조태상) 기획으로 완성된 옴니버스 컴필레이션 음반 '공범들(A Conspiracy to Sing and Dance)'이 오는 12일 발매된다.
이번 음반은 지난 8월26일부터 식품위생법 위반(일반음식점 내 유흥 행위 간주)으로 두 달간 문을 닫게 된 오방가르드의 존폐 위기를 함께 건너고, 풀뿌리 음악 공간의 현실과 동떨어진 법 제도의 모순을 공론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규모 음악 공간은 새로운 소리가 처음 호흡을 얻고, 익숙하지 않은 미학적 시도가 온전히 수용되는 창작 생태계의 실전 요람이다. 그러나 1999년 식품위생법 개정 이후 공연은 허용됐으나 '관객의 춤'은 불법으로 묶여 있는 기형적 규제 속에서, 자생적 지역 신(Scene)을 일궈온 공간들은 악의적 민원 하나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행정이 멈춰 세운 두 달 동안에도 임대료와 전기요금, 악기·장비 할부금은 고스란히 공간 운영자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록, 전자음악, 펑크(punk), 포크, 영화음악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은 제안을 받은 지 불과 보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각자의 언어로 트랙을 완성해 보냈다. 수록된 18곡 대부분은 이번 음반을 위해 새로 작곡·녹음한 신곡이며, 미공개 트랙과 국내 미발표곡도 함께 실렸다.
음반의 시각적·청각적 완성도에도 예술계의 연대가 이어졌다. 동시대 청년과 도시의 초상을 밀도 있게 포착해 온 서양화가 이우성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인 '아무도 내 슬픔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2011)를 이번 음반의 커버 아트워크로 기꺼이 내놓았다. 음반 전체의 마스터링은 대구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제임스레코드와 볼트 스튜디오가 맡아 사운드를 매만졌다.
특히 '공범들'은 디지털 스트리밍 플랫폼에 음원을 공개하지 않고, 오직 실물 CD로 단 한 차례만 제작·발매된다. 음악이 데이터 스트림으로 환원돼 소비되고 휘발하는 시대에, 연대의 물성을 손에 잡히는 기록(아카이브)으로 남기겠다는 선언이자 물리적 공간의 붕괴를 실재하는 물질로 지탱하겠다는 의지다.
기획을 이끈 모임 별은 음반 부클릿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몸을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행위를 여전히 '유흥'의 기준으로 다루는 현행 제도는 오늘의 공연 문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방가르드에 다시 음악이 흐르고, 제도 역시 현장에 맞게 바뀌어 전국의 소규모 음악 공간들에서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공범들'이 아닌 상태로 음악을 듣고 함께 춤출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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