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의원실, 내년 기금 사업 23건·17.6조원 문제 제기
청년문화예술패스 22배 증액…농어촌 기본소득도 5배로
관사 확보 57억·공공기관 특별수당 등 1000억원 편성
장·차관 관사 확보와 공공기관 직원 이주수당·인센티브까지 기금에 포함되면서 기금 설립 취지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회에 제출된 기획예산처의 미래대응기금 사업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내년 기금 사업비 45조3862억원 가운데 17조5770억원(38.7%)이 의원실이 분류한 '선심성 비판 소지 사업'에 해당했다.
해당 사업은 총 23건이다. 유형별로는 ▲지방자치단체·기관 지원 6건에 9조7915억원 ▲현금·무상 지원 11건에 5조8486억원 ▲특정 지역·업계·민간 지원 3건에 1조5662억원 ▲공무원·공공기관 혜택 관련 3건에 3707억원이다. 모두 내년도 정부안 기준이다.
현금·무상 지원 사업에서는 기존 사업의 예산을 급격히 늘리거나 일반회계 사업을 기금으로 옮긴 점이 주요 비판 대상으로 꼽혔다. 성과지표 없이 신규 사업을 편성한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가령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공연·전시 관람비를 지원하는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발급률이 74%(지난해 기준)인 상황인데도, 올해(361억원)보다 약 22배 늘린 7925억원이 편성됐다. 지원 인원을 올해 28만명에서 내년 약 643만명으로 확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월 15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도 올해 2341억원에서 내년 1조1658억원으로 약 5배 늘었다. 아직 시범사업에 불과한데도 예산 확대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누적 적자가 36조원에 달하는 한국전력공사(한전)에는 전기요금 복지·특례 지원 3500억원을 포함해 내년에만 총 9405억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의원실은 한전이 부담하던 전기요금 할인 비용을 세금으로 지원하면서 미곡·염전 관련 전기요금까지 기금에 포함한 점을 문제 삼았다.
성과를 평가할 기준 없이 예산부터 반영된 사업들도 있었다. '우리아이자립펀드'와 '청년기회자금'은 사업설명자료의 성과지표가 '해당없음'으로 기재된 상태에서 각각 1465억원과 1027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장·차관 관사를 확보하고 공공기관 직원에게 수당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데도 미래대응기금이 쓰인다.
행정부처 지방이전 지원 예산 897억원 가운데 57억원은 장·차관 관사 확보에 배정됐다. 공공기관 2차 선도이전 지원 예산 1810억원에는 직원 이사비·이주수당 922억원이 포함됐다.
재정경제부 소관 공공기관 기능개혁 지원사업에는 특별수당과 총인건비 인센티브 예산이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 편성됐다.
지자체에 지원하는 대규모 예산도 사업 효과와 성과 관리 방안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자체 지원 사업에서는 지방미래성장지원금 3조5000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에 돈을 나눠줘, 미래대응기금 사업을 추진할 때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등에 보태도록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설명자료의 '사업효과' 항목에는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있어, 성과 관리가 불분명하다는 게 의원실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수십조원 혈세를 지원하는 사업이 제출 의무가 있는 연도별 계획조차 없이 예산이 편성됐다"며 "이런 전례없는 초대형 재정 지원으로 방만과 극심한 예산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항목별 지출금액을 30% 범위에서 국회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대규모 재정 지출에 대한 국회의 예산 심의·통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획예산처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미래대응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4대 계정에 맞는 사업을 편성했고 다른 예산과 같이 국회 심의를 거쳐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회계·기금과 같은 절차로 국회 심사를 받는 만큼, 국회 감시가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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