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테마파크, 그 이상' 정용진의 '워너 인수 투자' 그림은

기사등록 2026/10/08 05:00:00 최종수정 2026/10/08 05:06:17

글로벌 콘텐츠 IP, 공간 접목…고객 새로운 경험 창출

스타베이 시티·스타필드 등에 워너 IP 활용 가능성

정용진, '미래 먹거리' 찾기 광폭 행보…성적표 주목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이 3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파운드리 스쿨' 출범식에 참석해 제이콥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가운데),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CEO(오른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신세계그룹이 '아시아 대표 콘텐츠 허브'를 그리며 할리우드 대표 콘텐츠 기업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가 정용진 회장이 공언했던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데서 나아가 신세계그룹을 '글로벌 리테일·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8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데이비드 엘리슨 스카이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미국 투자운용사 레드버드 등과 함께 추진하는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투자한다. 투자금액은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다.

신세계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팬을 보유한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탑건' 등과 워너브라더스의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등 글로벌 콘텐츠 IP를 활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은 이미 2024년 10월 윤곽을 드러낸 바 있다. 신세계화성은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IP(지적재산권)사 유치 선포식'에서 국내 최초로 파라마운트 브랜드를 활용한 테마파크 조성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베이 시티'로 이름 붙은 해당 사업은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글로벌 IP를 활용한 테마파크를 비롯해 스타필드·워터파크·호텔·골프장 등을 집약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다. 정 회장이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의지를 드러낸 사업으로, 파라마운트 IP에 워너브라더스의 IP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될 경우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공간에도 IP를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공간과 고객 데이터를 콘텐츠 IP와 결합해 쇼핑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문화·체험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로 HBO Max와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협업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마트 등 계열사가 운영하는 멤버십과 연계해 고객 '락인'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신세계그룹은 기대한다.

이 같은 구상은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시·공간을 점유하려는 정 회장의 전략과 결을 같이 한다. 온·오프라인에서 나란히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고객 만족과 함께 브랜드의 성장을 도모하는 그림이다. 스타필드의 성장, 프리즈 서울 '신세계 라운지' 등이 이러한 전략의 결과물로 최근 소개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장기적으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동 제작이나 제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까지 구상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신세계그룹이 아시아 콘텐츠 시장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경기 화성시청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IP사 유치 선포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영록 신세계그룹 사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마리 막스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부문장, 정명근 화성시장. (사진=신세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 회장은 내수 시장에서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에 최근 힘을 쏟고 있다. 인공지능(AI), 럭셔리 호스피탈리티, 글로벌 콘텐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세계그룹은 올해 250㎿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데 이어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 '아만(Aman)'과 '자누(Janu)'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번 워너브라더스 인수 투자까지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은 AI와 공간 개발, 글로벌 콘텐츠 등 새로운 사업을 단순히 외연 확장에 그치지 않고 기존 유통사업과 연결해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 회장이 주도한 신사업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온 만큼, 업계에서는 최근 수조원 규모의 투자를 잇달아 단행하는 광폭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가 2016년 인수했던 제주소주는 흑자 전환에 실패한 뒤 2024년 오비맥주로 넘어갔다. 삐에로쑈핑, PK마켓 등도 사업 철수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스타필드, SSG랜더스, 트레이더스 등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련의 투자가 성적표를 받아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련의 행보는 신세계그룹이 국내 유통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글로벌 콘텐츠 IP를 실제 신세계의 유통·공간 사업과 어떻게 연결할지, 사업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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