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병' 조롱 딛고 20년 만에 플랫폼 구상…"K팝 한계 봉착, 다음 단계 열어야"
'패노메논' 상표권 독점·사익 편취 일축…"취득해도 JYP에 남는 것 없어"
상표 선출원 절차적 미흡함은 시인…"누가 뺏을까 봐, 방법 정상 아니었다"
4대 기획사 특혜 시비에 반박…"개별 공연 대비 수백억 손해 감수한 결단"
JYP엔터테인먼트 창립자이자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이하 대중위) 공동위원장인 박진영이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자진 출석했다. 초대형 K-컬처 축제 '패노메논(FANOMENON)'을 둘러싼 상표권 단독 출원, 4대 기획사 특혜 시비, 직책수행경비 수령 등 제기된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였다.
박 위원장이 이날 제기된 절차적 미흡함은 담담히 시인하면서도, 사익 편취나 특혜 의혹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미국병' 조롱 딛고 빌보드 뚫었던 20년 전…왜 다시 플랫폼인가
이날 박 위원장이 밝힌 공직 참여와 '패노메논' 구상의 출발점은 산업적 '위기론'이었다.
박 위원장은 국감장에서 "K-팝이 세계적 인기를 얻어가고 있지만, 이쯤에서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의식을 업계가 공유하고 있다"고 짚었다. 약 20년 전 그가 원더걸스와 함께 미국 50개 도시를 버스로 돌며 일군 개척기는 이 문제의식의 뿌리다.
박 위원장은 현재의 K-팝 역시 개별 IP(지식재산권)의 성공에 머물러선 안 되며,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민관 협력으로 구축해야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별 회사의 단기 수익을 넘어 국가적 문화 플랫폼을 짜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번 프로젝트의 뿌리라는 설명이다. 자신이 직접 작명했다고 밝힌 '패노메논'은 향후 대형 K-팝 공연뿐 아니라 중소 기획사와 패션, 뷰티, 푸드 등 다양한 K-컬처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된다.
◆'패노메논' 상표권 독점 논란…"절차 비정상 인정, JYP 이익은 전무"
국감의 최대 쟁점은 대중위가 2027년 12월 서울아레나와 고양 킨텍스 등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페스티벌 '패노메논'의 상표권을 JYP가 선출원한 점이었다.
박 위원장은 절차적 한계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행여 제3자가 상표권을 가로챌까 봐 잘하려는 의도였으나, JYP 전담팀을 통해 미리 출원하고 정부에 넘기려 한 방식은 분명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 4대 기획사 특혜 시비…"몇백억 손해 감수한 결단, 오히려 희생"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형 4사(하이브·SM·YG·JYP)의 합작법인 참여를 두고 '국가 사업 독점 및 특혜' 가능성을 제기하자, 박 위원장은 '경제적 희생'을 전제로 한 동행임을 역설했다.
박 위원장은 "4개 사 대표 가수들이 패노메논을 하지 않고 각자 콘서트를 열면 2~3배의 수익을 낸다"며 "참여를 설득하기 위해 다른 회사들에 사정하며 매달리다시피 했다. 당장은 몇백억 원대 손해가 날 수 있지만, 국가적 파급 효과를 위해 대승적으로 결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혜 및 국고 낭비 지적에 대해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지원 구조를 명확히 했다. 최 장관은 "패노메논 행사 자체에는 정부 예산이 전혀 투입되지 않는다"며 "행사로 모여든 글로벌 팬들을 대상으로 우수한 중소 K-컬처 기업들이 전시에 참여해 자사를 알릴 수 있도록 부대 지원금을 책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패노메논 연계 K-컬처 확산 지원 예산으로 150억 원을 편성하고, 중소 기업들의 참여 지원에 61억 원을 반영했다.
월 200만 원 안팎의 직책수행경비 수령 논란에 대해 박 위원장은 "받는 줄 몰랐고 너무 죄송하다. 진정성을 의심받느니 당장 반납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적 연속성을 고려해 "내가 전면 거부하면 후임 민간 전문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조율이 필요한 과도기적 문제"라고 짚었다.
정권 홍보용 사업이 아니냐는 야당의 공세와 정파성 의혹에 대해서는 가장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위의 위의 분이 오셔도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를 위한 일이 아니면 안 한다. 누가 시킨다고 겁먹을 성격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이나 특정 정당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은 1초도, 1%도 해본 적이 없다"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우리 아들, 딸, 조카 세대가 모두 덕을 볼 수 있는 너무 귀한 기회다. 증인 선서를 한 만큼 제 진심을 믿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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