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페스트 두 번째 사망자 나왔나…WHO "확인 요청"

기사등록 2026/10/07 16:03:12

러 당국 은폐 의혹도…"러 매체 관련 보도 삭제돼"

美·EU, 투명한 정보공개 요청…트럼프 "푸틴과 곧 통화"

[이르쿠츠크=AP/뉴시스] 날짜 미상의 러시아 이르쿠츠크 시베리아·극동 페스트방역연구소 실험실 사진 (사진=뉴시스DB) 2026.10.07.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에서 페스트 감염으로 추정되는 두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매체들을 인용해 이르쿠츠크 지역 병원에서 페스트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추가로 숨졌다고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장문의 엑스(X) 글을 통해 "(러시아 측에) 사망한 연구원의 '중증 폐렴 원인'과 '공중보건 조치를 촉발한 병원체'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WHO는 원인 불명의 폐렴 증상을 보인 두 번째 직원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보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이르쿠츠크 페스트방역연구소 소속 여성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28)가 폐페스트(pneumonic plague)에 노출된 뒤 숨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흑사병'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사인이 "원인 불명의 폐렴"이라고 밝혔지만, 시필로바가 의료진에게 페스트균이 든 시험관을 실수로 깨뜨렸다고 말했다는 것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시필로바는 지난달 25일 시험관을 깨뜨린 뒤 29일 중증 폐렴으로 입원했고 지난 2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그가 치료받은 병원과 접촉자 200여 명을 격리하고 의학적 관찰을 실시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실험실 연구도 진행 중이다. 몽골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인접국들은 감염병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 검역을 강화했다.

그러나 두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 정부가 관련 내용을 은폐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매체 채널5와 일간 콤메르산트 등 주요 언론사에서 페스트 관련 보도가 삭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립 언론 인사이더는 지난 2일 연방 TV 채널인 REN TV의 이르쿠츠크주 페스트 관련 기사 5건도 모두 삭제됐다고 전했다.

몽골 국경 인근 이르쿠츠크주 바이칼스크 시청은 3일 텔레그램을 통해 주민들에게 '셀레호프 지역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바이칼스크 시청은 "셀레호프시에서 페스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비공식 정보에 따라 위험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셀레호프 및 인근 지역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지 독립 매체 '류디 바이칼라'에 따르면 이 게시물은 올라온 지 2시간 만에 삭제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러시아에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그런 문제를 겪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항상 도울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곧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 측의 정보가 "아직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알 수 없다"고 했다. EU는 7일 보건안보위원회에서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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