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확대 개혁안 제시…가입 절차 간소화·의무 위반시 투표권 정지

기사등록 2026/10/07 14:51:33

EU, 15~16일 정상회의서 논의 개시 전망

"확대는 지정학적 과제…더 이상 오르반은 없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출처: 위키피디아) 2024.11.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EU 확대 절차를 간소화하고 동시에 기존 회원국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EU 집행위는 6일(현지시간) '더 확대된 EU를 위한 준비'라는 제목의 문서에서 점진적 통합 강화와 EU 가입 후 의무 위반에 대한 보호장치 강화, 투표 규칙 변경 등 향후 EU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방향과 조치들을 제안했다.

EU 집행위는 회원국 가입 협상 과정에서 협상 클러스터 개시와 기타 중간 단계 결정에 대해 만장일치 대신 가중다수결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최종 가입 승인에 필요한 현행 만장일치 요건은 유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식 회원국이 되기 전이라도 EU와 전략적 방향성 일치, 가입 준비도 등 조건을 충족하면 단일시장과 에너지·교통·디지털 연결망, 방위산업 협력 등 EU의 정책과 제도에 일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점진적 통합'도 제안했다. 다만 통합은 가입을 대체하지 않고 의무 불이행시 정지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EU 집행위는 신규 회원국이 가입 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기본권 등 EU의 기본 가치와 성실한 협력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할 경우 이사회 투표권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 보호장치도 제안했다.

특별 보호장치는 가입 이후 15년간 적용된다.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심각하고 지속적인 위반이 발생할 경우 해당 회원국의 투표권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한 EU 조약 제7조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더라도 농업 부문의 규모와 구조, 매우 높은 생산성을 고려해 민감한 농산물에 대한 재정 지원과 시장 접근을 상당히 제한하는 표적화된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농업은 EU 차원의 예산과 보조금 비중이 큰 민감 분야다.

EU 집행위의 제안은 향후 유럽 각국 지도자와 정부간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도이체벨레(DW)는 전했다. 가장 가까운 회의는 오는 15~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 확대는 지정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후보국들이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만큼 EU도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분야들도 있다"며 "그 중 하나가 법치주의와 성실한 협력의 원칙이다. 우리는 재정 지원을 축소하거나 투표권을 제한하는 등 가입 이후 개혁이 후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더 강력한 수단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디언 등 유럽 언론과 인터뷰에서 "더 이상 (헝가리 전 총리) 빅토르 오르반은 없어야 한다"며 "신규 회원국들이 법치주의나 민주주의, 우리의 가치에 반하게 행동할 경우 EU 조약 제7조만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더 신속한 장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오르반 정부는 헝가리의 사법·언론 독립과 법치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EU의 우크라이나 지원·대러시아 제재 등 주요 사안에서 거부권을 활용해 의사결정을 지연하거나 저지해 왔다.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EU 회원국은 냉전 종식 이후 25년간 12개국에서 28개국으로 늘어났다. 다만 영국이 2016년 국민투표를 거쳐 2020년 EU를 탈퇴하면서 회원국이 27개국으로 줄었다.

EU는 2013년 크로아티아 이후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시 확대에 추진력이 실리고 있다.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몰도바, 조지아 등 9개국이 현재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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