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페스트 의혹에 "푸틴과 곧 대화"…크렘린궁 "정보 충분히 제공"

기사등록 2026/10/07 11:58:57

WHO "공중보건 위험도, 러 낮음 ·유럽 매우 낮음"

트럼프·푸틴, 美 대러 제재 결정 시한 전 통화 주목

[앨먼도프리처드슨합동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08.1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州) 페스트 연구소에서 발생한 페스트 의심 사례를 논의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과 아주 조만간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번 사건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지 질문받자 "미국은 이 문제에 관해 “매우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마 내일이면 이에 관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를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것은 심각한 질병"이라며 "알다시피 우리가 과거에는 통제할 수 있었던 질병이지만 어째서인지 그 미생물들이 더 강해지고 더 영리해졌다. 마치 군대와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관련 정보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같은날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외교장관회담 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페스트균 유출 가능성 관련 질문에 "실험실에서 어떤 질병에 감염됐다는 소식을 듣게되면 누구나 우려를 갖게 마련이다"고 답했다.

이어 "아직 모든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측을 늘어놓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면서 "러시아에는 세계와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할 책임이 분명히 있다. 그것이 그들이 해야할 일이고, 우리가 바라는 바도 바로 그것이다"고 했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6일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가 이르쿠츠크주 감염병 상황에 대해 충분하고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는 여전히 여러분에게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에서 나오는 정보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권한다"며 "이 기관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상황이 어떤지 상당히 상세하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지원을 제안한 것에 대해 "서로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은 언제나 매우 좋은 일"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상황을 러시아에 큰 문제라고 평가하는 발언을 한 것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르쿠츠크 페스트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다리아 시필로바(28·여)는 지난달 29일 원인 불명의 폐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2일 숨졌다. 당국은 이후 시필로바가 입원한 셀레호프 지역 병원 등을 격리하고 모든 접촉자에 대해 의학적 관찰을 실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접촉자는 200명에 달한다.

시필로바가 지난달 25일 폐렴형 페스트 병원균이 담긴 시험관을 깨뜨렸고 이후 몸이 안 좋아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러시아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와 사인으로 폐렴형 페스트가 거론됐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4일 시필로바가 '원인 불명의 폐렴' 진단을 받았으며 직업 활동과 관련된 미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소에서 병원성 미생물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6일도 이르쿠츠크주와 이르쿠츠크시, 셸레호프시의 위생·감염병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접촉자들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2건과 리노바이러스 감염 2건이 확인됐으며 다른 감염병 병원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이르쿠츠크주 공중보건 위험을 중간~낮음 수준, 러시아 전체의 위험은 낮음 수준, 유럽 지역의 위험은 매우 낮음 수준으로 평가했다.

WHO는 이날 러시아로부터 검사 결과 시필로바와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 위험한 감염병의 병원체가 검출된 사례는 없고 시필로바의 초기 증상은 일반적인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과 유사했다는 정보를 추가 전달 받았다.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연구소는 페스트를 비롯한 위험한 병원체를 연구하는 시설로 야생동물 사이에서 페스트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시베리아 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현재까지 사망 원인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실험실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 정상간 통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8일까지 대(對)러시아 제재 범위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린지 O.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에 서명한 바 있다.

이 법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가스 주요 구매국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러시아 지도자와 정부 당국자, 금융기관에 제재를 부과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제재 희망 러시아 기업과 선박, 개인의 명단을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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