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아들, 브라질 대선 1차 승리…獨 AfD·佛 르펜도 세력 확대
미 CNN은 5일(현지시간) 플라비우의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해온 보수 포퓰리즘·민족주의 정치의 영향력을 다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플라비우는 4일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제치고 결선에 진출했다. CNN은 이를 예상 밖의 결과로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에게는 결선까지 약 3주 동안 판세를 뒤집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플라비우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뒤 룰라 대통령을 상대로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브라질 대선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진 샤힌, 팀 케인, 피터 웰치는 지난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경제제재를 동원해 브라질 민주주의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남미에서는 최근 우파 정치세력의 집권이 잇따랐다. 올해 콜롬비아에서는 우파 성향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코스타리카에서는 포퓰리스트 성향의 라우라 페르난데스 델가도가 집권했다. CNN은 엘살바도르와 칠레, 온두라스에도 백악관에 우호적인 보수 정부가 들어서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도 대표적인 트럼프 지지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제안하면서 선거에서 밀레이 대통령의 정당을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는 우파 동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가 축출된 뒤 그의 부통령이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이끄는 베네수엘라 임시정부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우파 포퓰리즘의 세력이 커지고 있다. CNN은 이들 정당이 보호무역을 선호하고 기성 엘리트와 세계화, 대규모 이민에 반감을 보인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노선과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에서는 강경 반이민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연방 정치의 주요 세력으로 올라섰다. AfD는 현재 독일 연방의회에서 단일 정당 기준 두 번째로 큰 정치세력이다. 비판자들은 AfD가 과거사를 부정·왜곡하는 태도와 반유대주의, 혈통 중심의 민족주의 성향을 보인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도 AfD를 공개적으로 두둔해 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해 뮌헨에서 이민이 서방 문명을 파괴하고 있다고 경고한 뒤 AfD 공동대표 알리스 바이델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AfD가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압승하자 소셜미디어에 “그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썼다.
CNN은 르펜이 결선에서 좌파 포퓰리스트 장뤼크 멜랑숑과 맞붙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로서는 르펜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르펜은 부친 장마리 르펜이 이끌던 국민전선을 국민연합(RN)으로 바꾸며 당의 이미지를 다듬어 왔지만 민족주의와 반이민, 보호무역, 유럽연합(EU)에 대한 반감은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우파 포퓰리스트들이 모두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도 올해 권좌에서 물러났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도 이란 전쟁과 트럼프 대통령의 ‘셀카를 부탁했다’는 발언 등을 계기로 악화됐다고 CNN은 전했다.
우파 포퓰리즘의 확산에 맞서 중도 정치세력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CNN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우파의 공세를 약화시키고 중도 정치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과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번햄 총리는 지난주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우파 포퓰리즘을 키운 경제적 박탈감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정부 이후 영국 우파가 규제 완화와 탈산업화, 민영화를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CNN은 번햄 총리의 대응이 실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우파 포퓰리즘에 맞서는 좌파 포퓰리즘도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중간선거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약진하면서 좌파 포퓰리즘이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NN은 과거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대규모 인프라·사회 지출을 통해 쇠퇴한 산업지역에서 트럼프주의의 기반을 약화시키려 했다고 소개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운명과 그가 대표해온 포퓰리즘 정치의 생명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성과를 내지 못한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 엘리트와 세계화·대규모 이민에 대한 반감이 이어지는 한 트럼프식 포퓰리즘은 여러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