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출발' 중수청…'금융권 해킹' 맡게 되면 수사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6/10/06 15:15:59 최종수정 2026/10/06 16:03:43

사무공간·인사배치도 미비…"과장 방 없어"

"청장 없이 수사 가능하나 현실적 불가능"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이 개청 첫날부터 정치인 관련 사건 등 30건이 넘는 고소·고발을 접수한 가운데 ‘1호 수사’ 선정과 사건 이첩 기준을 둘러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2026.10.0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장한지 오정우 기자 = 지난주 공식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여전히 인프라 부실을 겪고 있다. 금융사 해킹사고 사건이 중수청의 '1호 수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부서장인 과장급 간부들의 개인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데다 수장 공석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수사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지난 2일 개청식을 갖고 정식 출범했으나 부서장인 과장급 간부들의 개인 방이 구비되지 않아 수사관들과 한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조직 배치도나 연락처 정비도 지연되는 등 최소한의 수사·사무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모습이다.

한 중수청 과장급 검사는 "아직 개인 방이 없다"며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지방중수청 한 고위 간부는 "과장들이 개인 방이 없고 아직 관사도 없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5급 이하 수사관에 대한 배치안만 나왔을 뿐, 실무를 총괄 지휘할 2~4급 중견 간부들의 보직 체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조직 운용도 차질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신준호 서울중수청 3차장과 김정환 서울중수청 반부패국장 등 핵심 수사 지휘 인력들은 여전히 인사청문회 준비단 파견 신분을 유지한 채 종로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 중이다.

구체적인 수사 지휘나 업무 부여조차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인프라 부실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절차로 인한 수장 공석과 맞물려 조직의 안착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현행법상 청장 공석 시 전종민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가 가동되므로, 일상적인 행정 결재나 개별 사건팀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 등 통상적인 수사 절차가 법적으로 마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초적인 수사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무대행 체제로는 정치적·사회적 파장이 큰 대형 범죄나 금융사 해킹사고 같은 중대 사건에 대해 고강도 수사 착수를 결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현재 경찰은 최근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 해킹사고가 중수청에 통보해야 하는 중대범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중수청 통보 대상인 사이버범죄는 국가핵심기반시설이나 전자금융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한 해킹이다.

한 공소청 검사는 "대행 체제로도 수사 착수는 가능하다"면서도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대형 사건의 경우 이론상 가능하지만 사실상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어떻게 방향을 잡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착수할지에 대해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데 대행은 행정적인 것은 가능하겠지만 어려울 것"이라며 "아무래도 청문회를 거치면 기관장 수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이 생기고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신뢰감도 생기는데 대행은 그런 과정을 겪지 못해 힘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frie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