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헤게만 "기초연구, 新 발견의 본질…연구에 많은 시간 줘야"

기사등록 2026/10/06 11:06:45 최종수정 2026/10/06 12:28:24
[스톡홀름=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노벨상 회의에서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칼 다이서로스, 페터 헤게만, 게오르크 나겔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2026.10.05.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피터 헤게만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는 5일(현지 시간) 응용연구에 매몰되지 말고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헤게만 교수는 이날 독일 공영방송 ARD 시사 프로그램 '타게스테멘'과 인터뷰에서 "저는 신경과학자가 아니다. 녹조류 연구자"라며 "우리는 녹조류가 빛에 반응하는 현상을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빛에 의해 활성화되는 채널을 발견하고 그 특성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뒤 칼 다이서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이를 본격적으로 신경과학 분야에 도입했다"며 "이는 오랜 기간에 걸친 과정이었고 하나의 연구 도구로 널리 퍼지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다. 녹조류 연구가 결국 전임상 연구 분야로 이어지고 어쩌면 치료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도 놀랍다"고 했다.

헤게만 교수는 "독일은 지난 20~30년 동안 기초연구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었다"며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는 젊은 과학자들을 신뢰해야 한다. 그들이 수년 또는 수십 년 뒤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고 그것이 응용 분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비 지원기관과 정치인들은 새로운 지식을 밝혀내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실제 응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핵심이 기초연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헤게만 교수는 '현재 젊은 연구자들도 20년 전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며 "여러 유럽 국가에서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줄어든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연구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어렵다. 무엇이든 곧바로 '어디에 응용할 수 있느냐'고 묻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에게 3년 안에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발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며 "그건 불가능하다. 너무 이르고 너무 빠르다.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과 인내심이 부족하다면 독일에 어떤 결과가 나타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면 결국 돈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그렇게 해서는 미국 대형 연구기관, 특히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이 연구 거점으로서 강한 이유는 혁신적인 사고와 혁신적인 기초연구를 단순히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원해왔기 때문이다"며 "우리는 그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 계속해서 기초연구를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발견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헤게만 교수는 '노벨위원회에서 수상 전화가 왔을 때 어떤 감정이었느냐'는 질문에 "벅찬 감정이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파킨슨병이나 뇌전증, 조현병 환자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연구가 곧바로 치료법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정치인과 언론인들의 희망사항"이라며 "다른 질병들을 보더라도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기까지 수년, 때로는 수십 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이 발전시키는 것은 질병에 대한 이해다. 치료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광유전학' 연구에 기여한 헤게만 교수와 게오르크 나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  칼 다이서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헤게만과 나겔은 광유전학의 핵심 도구인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 '채널로돕신'을 발견했다. 다이서로스는 채널로돕신을 이용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빛으로 켜고 끄는 광유전학 기술을 발전시켰다.

광유전학은 기존 전기적 자극 방식보다 특정 신경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과학의 연구 방식을 크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자들은 광유전학을 이용해 시각 장애자의 시력을 회복시키려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광유전학은 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며 "매일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면서 인류의 가장 큰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인 뇌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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