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비타트, 22개국 3만명 설문조사 실시
韓 가장 중요한 주거 요소 "집 크기와 사생활"
응답자 47%는 "우리나라 주거 시스템 망가져"
MZ세대 62% "집값 높아 가족 꾸리기 어려워"
국제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는 지난 4~6월 한국 등 22개국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연구 보고서 '집, 그 대가는 무엇인가?(Home at What Cost?)'를 6일 발표했다.
조사는 우리나라 외에 ▲아르헨티나 ▲호주 ▲바베이도스 ▲브라질 ▲캐나다 ▲코트디부아르 ▲이집트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케냐 ▲멕시코 ▲네팔 ▲나이지리아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트리니다드 토바고 ▲튀르키예 ▲영국 ▲미국에서 진행됐다.
우리나라 무주택자 중 평생 어느 시점에서도 '내집 마련'이 가능할 것 같지 않다는 응답은 38%를 차지했다. 글로벌 평균(23%) 대비 15%포인트(p) 높은 수치다. 이 같은 경향은 캐나다(56%), 호주(52%), 영국(50%), 미국(42%), 아일랜드(42%) 등 고소득국가에서 주로 나타났다.
한국인 응답자의 주거 불만족도는 33%로 글로벌 평균(35%)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불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코트디부아르(66%)로, 에티오피아(63%)와 과테말라(54%) 등 저소득 국가가 그 뒤를 이었다. 인도네시아(16%)와 이집트(18%), 폴란드(18%)는 비교적 불만족도가 낮아 현재 주거환경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응답자 53%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주거 요소로 '충분한 공간과 사생활 보호(enough space and privacy)'를 꼽았다. 글로벌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40%가 '안전감(feeling safe)'을 꼽은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처럼 국가의 소득과 상황에 따라 중시하는 주거 요소는 다르게 나타났다. 캐나다의 경우 48%가 감당 가능한 집값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베이도스, 멕시코 등은 극한 기후를 견딜 수 있는 주거환경을, 최저소득 국가들은 수도·위생·전기 공급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우리 국민의 주거스트레스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주거가 가장 큰 스트레스라는 응답은 24%로 22개국 중 20번째를 차지했다.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국가는 네팔(68%)과 에티오피아(58%)다.
주거불안정은 법적 주거시설에 머물지 않는 사람이나 저소득층, 세입자, 젊은세대 등에 집중됐다. 특히 주거비가 높아서 가족을 꾸리기 어렵다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특히 18~45세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및 Z세대, 이른바 MZ세대는 그 비율이 62%로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주거 해결책이 곧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았다. 전 세계 응답자 56%는 자국의 주거제도 및 체계가 망가졌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47%가 주거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다.
기후변화도 주거 안전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0%는 향후 3년 동안 기상 이변으로 인해 현재 거주 지역에서 살아가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18%는 자신의 집이 폭염이나 한파,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부터 보호할 성능을 갖추지 못한다고 봤다.
조너선 렉퍼드(Jonathan Reckford) 국제 해비타트 CEO는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자국의 주거 시스템이 망가졌거나 자신들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집이 제공해야 할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하는 미래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현재를 간신히 버티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주거 시스템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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