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페어포드 공군기지 美 B-1 폭격기 철수, 이란 드론 위협 때문”

기사등록 2026/10/06 10:41:23 최종수정 2026/10/06 11:52:24

WSJ “항공기·공항 인원 공격 음모…B-1 폭격기 12대 급히 이동”

“이란 IRGC 한 분파, 음모 실행하기 위해 영국인들 모집”

지난달 27일 이후 체포 테러 용의자 6명, 보석 석방 후 기소도 안돼

[페어포드=AP/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영국 공군 페어포드 공군기지에 미 공군의 B-1 폭격기가 세워져 있다. 2026.10.0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이 테러 모의 사건이 발생한 영국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B-1 폭격기를 모두 철수시킨 것은 이란의 드론 공격 위협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명령한 복잡한 드론 공격 가능성에 대한 긴급한 우려 때문에 4일 B-1 폭격기 12대를 급히 이동시켰다고 WSJ은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란의 공격 계획은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고 미국 조종사를 포함한 공군기지 인원을 살해하려는 다각적인 음모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앞서 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4일 복수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공격 모의 혐의와 관련된 새로운 위협 우려 때문에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미군 B-1 폭격기 전량을 철수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WSJ 등은 ‘새로운 위협’의 내용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으나 이란의 드론 공격 위협이라고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5일 “우리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치로 항공기들이 이동되었다”고 밝히며 이란의 위협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계획된 공격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알래스카로 출발하기 전 앤드류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이 지난 49년간 해왔던 것처럼 미국과 다른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테러 행위를 자행하려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5일 이란과 연계된 인물들이 기지 내 자산에 위협이 된다며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왜 그들을 거기에 내버려 두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 대변인은 5일 군사 기지가 안전하다고 밝혔으며 미국의 결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미 국방부는 계획된 공격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지만 기지에 있던 모든 미군 폭격기가 미국으로 복귀했다고 확인했다.

WSJ은 “미국 관리들은 항공기 이동에 앞서 이란과 연계된 세력이 기지 내 항공기와 인원을 공격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이란 IRGC의 한 분파가 이 음모를 실행하기 위해 영국인들을 모집했으며 이 음모는 인근 지역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을 포함한 여러 단계로 구성되었다”고 전했다.

WSJ은 드론 위협 외에도 유럽 주둔 미군 관계자들은 9월 말 차량에 탑재될 수 있는 급조폭발물(IED)의 가능성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관리들은 이란이 공개적으로 영국 기지를 위협하고 분명히 위협적인 존재이기는 하지만, 페어포드 기지를 겨냥해 이처럼 정교한 작전을 감행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고 WSJ는 밝혔다.

이란은 전쟁 중 키프로스의 아크로티리 기지와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포함한 다른 해외 영국 기지들을 공격한 바 있다.

영국 군사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로버트 톨라스트 연구원은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을 기지에 발사하는 것은 드론 요격 기술을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B-1 폭격기에 대한 공격이 실패하더라도 그 파급 효과는 미국에 매우 굴욕적일 것”이라며 “성공 확률은 낮지만, 성공할 경우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남부 글로스터셔주 웰퍼드에 위치한 페어포드 기지는 미 공군 501전투지원비행단이 주둔하며 대이란 작전을 수행해온 곳이다.

미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1 랜서 등 전략폭격기 다수가 배치된 핵심 후방 기지였다.

지난 7월 B-52 6대가 전량 철수하면서 B-1 12대만 남아 있었는데 이란의 드론 위협으로 완전히 철수시켰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경찰은 지난달 27일 차량 3대에 나눠 타고 페어포드 기지로 향하던 영국인 용의자 5명을 체포했다.

차량에서 폭발물은 나오지 않았으나 휘발유가 소량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게 폭발물법 위반, 테러 예비 등 혐의를 적용했다. 1일에는 영국-이란 이중국적 용의자 1명이 추가 체포됐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페어포드 사건에 이란이 역할을 했다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 적절한 시점에 더 많은 내용을 밝히겠지만, 영국 정부는 이란이 이 사건에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주영국 이란대사관은 “용의자와 이란을 연결하려는 일부 인사와 언론의 근거 없고 악의적 추측을 단호히 거부하고 규탄한다”며 연관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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