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년 매매·증여로 취득…농업경영계획서 제출
강승규 "농촌 현실 외면한 전수조사·농지법 재검토해야"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농업 정책을 총괄하는 농림축산식품부 고위 공직자의 모친이 소유한 농지 3필지가 지방자치단체 조사에서 모두 미경작 상태로 확인됐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완도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의 모친이 소유한 전남 완도군 금일읍 동백리 농지 3필지는 모두 휴경 상태로 조사됐다.
김 실장의 모친은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해당 농지를 매매 또는 증여 방식으로 취득했다. 취득 당시 농업경영을 목적으로 농업경영계획서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농지는 각각 731㎡, 922㎡, 2073㎡의 면적으로, 토지가액은 각각 155만원, 282만원, 435만원이다.
김정욱 실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모친이 고령이고 질병으로 휴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농지법상 질병 등의 사유가 있으면 휴경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농지법 위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에서 농지 전수조사 관련 보완대책을 논의할 당시 고령 등 농촌의 현실을 감안한 여러 보완책을 강구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사례는 하만식 신임 해양경찰청장에게서도 확인됐다. 강 의원실이 해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 청장은 2007년 전남 광양시 진상면 농지 3필지를 상속받았으나 현재 미경작 상태다. 해당 농지에는 부모와 조부모, 증조부의 묘소가 있다.
하 청장 측은 농지를 무단 임대한 사실은 없으며, 경작 희망자가 없어 농지은행과 임대수탁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고 소명했다.
강 의원실은 농지에 묘소를 조성·유지하는 경우 불법 전용에 해당하고, 농지은행 위탁 없이 미경작 상태로 둘 경우 농지 처분명령이나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같은 사례를 들어 현행 농지 전수조사와 농지법이 고령화 등 농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령 농민이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렵고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임차인을 구하거나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데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정책을 만드는 농식품부 고위 관료의 가족조차 '적법한 휴경'임을 입증해야 할 정도로 현행 농지법과 전수조사 제도가 농촌의 고령화 현실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피하게 농사를 짓지 못하는 선량한 농민들을 일일이 범법자 취급하며 불안하게 만드는 농지 전수조사는 즉각 재검토돼야 한다"며 "농촌 소멸 위기에 맞춰 농지의 합리적 이용과 임대차 규제를 현실화하는 근본적인 법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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