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드론, 키이우 남부교 이틀새 4번 타격…차량·지하철 통행 끊겼다

기사등록 2026/10/03 19:06:06 최종수정 2026/10/03 20:25:44

러시아, 1~2일 남부교 반복 공격…2일 오후 네 번째 드론 타격

전문가 “교량 파괴보다 교통·물류 차질과 주민 심리 압박 가능성”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드니프로강 남부교를 이틀 사이 네 차례 드론으로 공격했다. 반복된 공격으로 차량과 지하철 통행이 중단되고 다른 교량으로 차량이 몰리면서 키이우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일(현지시간)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을 인용해 이날 오후 5시40분께 러시아 드론이 남부교를 다시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1일부터 이어진 네 번째 공격으로, 당시 다리는 앞선 공격 때문에 이미 차량 통행이 중단돼 있었다. 공격 직후 다리 주변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았지만 교량 구조물이 어느 정도 손상됐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남부교에 대한 공격은 전날인 1일 오전 시작됐다. 당시 러시아 드론 2대가 오전 11시30분께 교량 지지대 부근을 공격했으며 차량과 지하철이 다리를 건너던 시간이었다. 키이우 당국은 공격 직후 교통을 일시 중단했다. 그러나 초기 안전점검 결과 교량의 구조적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통행을 다시 허용했다.

남부교는 2일 밤사이 다시 공격받았다. 클리치코 시장은 이 공격으로 교량 지지대와 도로 일부, 방호벽, 지하철 노선을 보호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긴급 대응 인력이 투입되고 지하철 선로의 전원이 차단되면서 지하철과 차량, 지상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다.

키이우시 군사행정부는 남부교 양방향 통행을 폐쇄하고 일부 시내버스를 다르니츠키교로 우회시켰다.

여기에 오후 네 번째 공격이 키이우의 퇴근 시간대와 겹쳤다. 메트로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차량이 1개 차로로 제한됐고, 파톤교에서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는 차량 통행이 전면 제한됐다.

[키이우=AP/뉴시스] 3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주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차고의 불을 끄고 있다. 2026.09.30.
차량 정체가 장시간 이어지자 일부 시민들은 차에서 내려 드니프로강 교량을 걸어서 건너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차량 행렬 사이로 걸어서 이동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남부교는 키이우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주요 교통축이다. 키이우에서 오데사와 서부 지역, 하르키우 등으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와도 연결돼 있다.

다르니츠키구 행정당국이 2019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하루 10만~11만대의 차량이 남부교를 이용했다. 현재 이용량과 같은 수치로 볼 수는 없지만 교량이 키이우 교통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흘리브 비슐린스키 경제전략센터 사무총장은 남부교가 약 50만명이 거주하는 키이우 동부의 포즈냐키·오소코르키·하르키우스키 일대 주민들에게도 중요한 출퇴근 통로라고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말했다.

반복적인 드론 공격이 교량 자체를 붕괴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토노프 시험 엔지니어 출신 항공 전문가 코스티안틴 크리볼라프는 50㎏급 폭약으로 이 정도 규모의 교량을 파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키이우=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대피소에서 소방관들이 드론이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미국 특사단이 러-우 전쟁 종전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다음 날인 8일 러시아가 키이우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습해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2026.09.09.
크리볼라프 전문가는 러시아군이 교량을 무너뜨리기보다 통행을 멈추게 하고 물류에 차질을 주면서 키이우 주민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드래곤캐피털의 세르히 푸르사 부대표도 남부교 공격이 우크라이나 경제 전체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교량이 남아 있어 국내총생산(GDP) 수치에 뚜렷하게 나타날 정도는 아니지만 일정한 경제적 부담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키이우에서는 남부교와 별도로 러시아군의 야간 공격을 받은 주거건물에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으로도 키이우에서 4명이 숨지고 최소 8명이 부상했으며 주거시설과 에너지 인프라가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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