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되고 공소청 공식 출범…수장 공백·제도 실효성' 시험대

기사등록 2026/10/03 12:07:33 최종수정 2026/10/03 12:46:17

검찰청 폐지…'공판·소추' 중심 재편

법무장관·공소청장 동시 공백 장기화

'사실관계 확인제도' 등 실효성 우려

[서울=뉴시스]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공소청 차장검사)이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열린 '공소청 개청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공소청 제공) 2026.10.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수사와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없애고 공소 제기와 공판 중심의 조직으로 전환한 가운데 지휘부 공백과 제도의 실효성 등을 둘러싼 과제도 남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은 지난 2일 전국 청의 직접수사 부서인 인지와 합동수사부 42곳이 폐지되고 중대범죄기소부 29곳으로 축소 재편됐다.

본청의 중대범죄 관련 부서도 통·폐합됐다. 기존 검사실 인력은 공판 관련 부서로 재배치됐으며, 전국 공판부는 '공판·송무부' 또는 '공판·환수부'로 전환돼 공소유지 외에 범죄수익환수와 국가소송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구속영장청구 전 면담제도와 사실관계 확인 제도도 도입됐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된 검사는 피의자 면담, 사건 관계인, 전문가, 사법경찰관의 의견을 청취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 자체는 법정 증거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로는 '불송치심사부'가 신설됐다. 경찰이 위법하거나 부실하게 수사한 뒤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요구하고,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에 대한 경찰의 이행 여부와 그 적정성도 점검하게 된다.

 공소청 출범에 맞춰 대검찰청 소관 훈령·예규·지침 등 1022개 규정도 정비했다. 상위 법령 미비로 실무상 영향이 없는 일부 지침이 남아 있으나, 대다수 규정 정비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미제 사건 등은 최장 90일의 유예기간 내에 처리하거나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수사기관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다만 새 형사사법체계를 이끌 지휘부 공백으로 인해 현장 혼선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법무부 장관과 초대 공소청장(검찰총장)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초대 공소청장 추천위원회 구성 역시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뒤 검찰총장직은 1년 3개월째 공석이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또 다시 장관 인선과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아야 해, 지휘부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늘어난 업무량에 비해 부족한 인력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공소청 출범 직전에 공포된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대통령령에서 춘천·청주 등 지방공소청 6곳은 불송치심사부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기관에서는 일반 형사부장이 불송치 사건 심사 업무를 겸임하게 됐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공소청 출범 첫날인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10.02. jini@newsis.com


전담 부서가 마련된 13곳 역시 실무 지원 인력은 당초 입법예고안보다 줄어든 55명으로 정해지면서 사법경찰관 불송치 결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대안으로 도입된 '사실관계 확인제도'와 보완수사 요구권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경찰과 공소청 사이에서 보완수사 요구와 재송치가 반복되는 '사건 핑퐁' 현상으로 수사가 지연되는 등 피해자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제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소가 되는 것이다. 공소 유지가 제대로 안 되면, 무죄율이 높아질 수 있고 다음 사건 기소에 제약이 될 수 있다"면서 "무죄율이 높아지면 기소율도 떨어지는 등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사실관계 확인 제도에 대해서도 "확인 내용을 증거로 쓸 수 없게 못 박아 둔 탓에 '장식품'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검사가 불러서 확인하더라도 정보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일부러 (피해자 등) 부를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국가 범죄 대응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분리 체계에서는 경찰 수사가 부실해도 보완 수사 요구가 무한 반복에 그칠 수 있고, 은폐나 조작을 걸러내기 어렵다"며 "수사 노하우와 전문성이 결합된 검찰 조직 해체하면 다시 쌓는 것은 긴 세월이다. 수사 역량이 실종되기 전에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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