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현대무용 이끈 두 거장의 교감…SICF 달굴 '룸7'

기사등록 2026/10/04 09:30:00

카롤린 칼슨-테로 사리넨, 30년 예술적 교감

2024년 첫선 뒤 국내 상륙…인간 내면 몸짓으로

6개국 안무가 작품, 28일~11월 1일 아르코예술극장

[서울=뉴시스]개막작 'Room 7' 공연. (사진=한국현대무용진흥회) 2026. 10. 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세계 현대무용계의 두 거장 카롤린 칼슨(Carolyn Carlson)과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의 30년 예술적 교감이 서울 무대에서 펼쳐진다.

㈔한국현대무용진흥회가 주최·주관하는 '2026 SI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의 개막작 'Room 7'(룸 7)은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 역사를 이끌어온 두 예술가의 합작품이다. 오는 2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안무를 맡은 미국 출신 프랑스 안무가 카롤린 칼슨은 1970~1980년대 프랑스 현대무용 쇄신 운동인 '누벨당스(Nouvelle Danse)'를 촉발한 주역이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 최초로 '안무 에투알' 직함을 얻었고, 쿨베르그 발레단과 베니스 비엔날레 무용 부문 디렉터를 역임하며 알윈 니콜라이의 테크닉과 동양 철학을 접목한 '시적 무용' 세계를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무대에 서는 핀란드의 테로 사리넨 역시 북유럽 무용을 세계적 반열에 올린 대표 안무가다. 핀란드 국립발레단 출신으로 1996년 '테로 사리넨 컴퍼니'를 창단해 네덜란드댄스시어터(NDT) 등 세계 유수 단체와 협업해왔으며 발레와 현대무용, 부토를 융합한 신체 언어로 핀란드 문화훈장 '프로 핀란디아'와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기사장을 받았다.

[서울=뉴시스]개막작 'Missing' 공연. (사진=한국현대무용진흥회) 2026. 10. 02. photo@newsis.com
두 사람의 인연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30여 년간 예술적 동반자로 교류해 온 칼슨은 오랜 교감을 바탕으로 사리넨에게 바치는 헌사작으로 'Room 7'을 창작했다. 이 작품은 2024년 여름 이탈리아 '치비타노바 단차 페스티벌(Civitanova Danza Festival)'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현지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Room 7'은 인간 정신의 내면과 그 깊은 미스터리를 향한 여정을 다룬다. 사리넨은 무대 위에서 인간의 다양한 원형을 정밀한 신체 언어로 구현해내며, 인간의 인식을 형성하는 복잡한 심리적 작용들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거장의 무대로 포문을 여는 '2026 SI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은 올해로 35회를 맞았다. 1992년 창설 이래 한국 유망 안무가를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이끌어온 축제로, 올해는 '코레오하고, 콜라보하라(Choreo and Collabo!)'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핀란드, 스페인,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헝가리, 한국 등 6개국 안무가들이 참여해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닷새간 총 15편의 작품을 아르코예술극장 대·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서울=뉴시스]폐막작 'NO IM NOT' 공연. (사진=한국현대무용진흥회) 2026. 10. 02. photo@newsis.com
개막일인 28일 대극장에서는 'Room 7'과 함께 가상 세계 속 신체의 적응을 다룬 '미씽(Missing)', 씨어 휠(Cyr Wheel) 오브제를 활용한 김남진의 '흔들리는 땅'이 공연된다. 미씽 무대에는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현대무용 부문 1위를 차지한 무용수 김혜현이 출연한다.

29일 소극장에서는 팬데믹 경험을 담은 '별양(別樣)', 마티아즈 파리치의 데뷔 40주년 기념작 'Ghosts'(유령), 뇌 간 동기화를 다룬 '찰나: 감지하다'가 무대에 오른다.

30일 대극장에서는 시타 오트하이머와 알바로 뮤릴로의 현대무용-플라멩고 듀엣작 '펄스(PULSE)', 내면의 침묵을 탐구한 '침묵(Silence)', 2025 대한민국무용대상 대통령상 수상작인 정석순의 '기도(Prayer)'가 관객을 만난다.

31일 소극장에서는 이동과 속도에 따른 신체 변화를 실험한 '37°34’52.2″N 127°00’10.7″E', 존재의 윤곽을 묻는 '무늬의 무늬', 도시 속 마찰을 다룬 '플랜토이드(Plantoid)', 미세한 호흡에 집중한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것(Nothing, Everything)'이 이어진다.

폐막일인 11월 1일 대극장은 유럽 무용계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하는 무대다. 유럽 30여 개국 무용 전문가들이 그해 가장 혁신적인 신작 20편을 엄선하는 '에어로웨이브즈(Aerowaves) 트웬티26'에 선정된 파노스 말락토스의 '노 아임 낫(NO IM NOT)', 동유럽 대표 무용단인 헝가리 센트럴 유럽 댄스 시어터가 제작한 '템포(TEMPO)'가 대미를 장식한다.

[서울=뉴시스]제35회 'SI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포스터. (이미지=한국현대무용진흥회) 2026. 10. 02. photo@newsis.com


진흥회는 이번 축제를 기점으로 2026~2027년 핀란드 및 헝가리와의 공동제작을 추진하는 등 국제 협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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