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격 올해 8.18%↑…매매가격 상승률 육박
임대 포함 공급 부족…'실거주' 전세→매매수요 이동
"구매력 따라 수요 이동…당분간 중저가 지역이 강세"
4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넷째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주 전보다 0.16%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8.18%로 매매가격 상승률(8.19%)에 육박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초구(-0.23%)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강남구(0.00%)는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성북구·강북구·노원구(0.36%), 도봉구(0.30%), 동대문구(0.28%), 금천구(0.27%), 강동구(0.20%), 영등포구(0.18%), 강서구(0.17%) 등 외곽 지역은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편이다.
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원으로, 2년 전보다 8268만원(14.9%) 올랐다. 중위 전세가격 역시 8000만원(16.7%) 오른 5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월세 임대료도 132만원에서 164만1000원으로 32만1000원(24.3%) 상승했다.
전월세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12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86채로 전년 동기 대비 50.6% 감소했다. 부동산원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2년간 서울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은 총 4만9668가구로, 직전 2년간 전망치(8만9188가구)의 44.3%에 불과하다.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착공 실적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 매물도 씨가 말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6월 126.2에서 7월 127.5로 상승했다. 기준점 100을 넘을 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세난이 심각했던 2020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실수요층에서는 전세 수요가 매수 수요로 옮겨갔다. 전세 매물 찾긴 어렵고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으니 차라리 빨리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심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기준선인 '15억원 미만' 비강남 아파트를 사려는 '생존매수'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서울 외곽 및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것이다.
지금은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대출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이 같은 갭투자 수요는 차단됐다. 대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 우려와 전월세 시장 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내가 구매할 수 있는 집', 즉 중저가 주택 수요가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이 같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전체가 일제히 상승하는 단순한 상승장이라기보다 금융규제와 가격 부담에 따라 수요가 이동하면서 지역·가격대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국면"이라며 "과거처럼 유동성과 추격 매수가 동시에 가격을 끌어올리는 전면적인 상승세가 재현되기 보다는, 구매력에 따라 수요가 선별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시장에서 수요가 단순히 사라지는 것 뿐 아니라 구매 가능한 가격대와 지역으로 이동하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강남권의 상대적 약세와 중저가 지역의 상대적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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