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900명·하반기 2100명 수사부서 배치
신규 인력 전력화 한계…숙련 수사관 이탈 우려
내부선 불만…"업무 강도 반영한 보상 검토해야"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하반기 약 2100명의 인력을 수사부서에 추가 배치하고 있다. 앞서 상반기 약 1900명의 인력을 수사부서에 보강한 데 이은 대규모 인력 재배치다.
추가 인력은 일선 경찰서 통합수사팀과 여성청소년수사, 형사 등 수사부서를 중심으로 배치되고 있다.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경찰의 수사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검찰청 폐지로 검사의 직접수사 기능이 사라지고 중수청이 별도 수사기관으로 출범하면서 경찰도 새로운 기관과의 사건 배분, 중복수사 가능성 등 이전과 다른 수사 환경을 맞게 됐다.
경찰이 송치하는 사건의 완결성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사건을 많이 처리하는 것을 넘어 증거 수집과 법리 검토 등 수사의 질적 수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제도 개편이 막 시작된 만큼 실제 경찰 업무량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부서를 담당하는 한 경찰 간부는 "하반기 정기인사에 따라 통합수사팀 등을 중심으로 인원이 늘기는 했다"면서도 "검찰에서 넘어오는 사건이나 고발 사건 등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폭탄처럼 들어올 수도 있고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수도 있다"며 "지금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제도가 시행되고 경험이 계속 쌓여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인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수사 역량을 곧바로 확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수사업무는 사건 배당 이후 피의자·참고인 조사와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 신청, 법리 검토, 송치 여부 판단 등까지 일련의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새로 배치된 인력이 독립적으로 사건을 맡기까지는 일정한 교육과 숙련 기간도 필요하다. 경험이 부족한 인력이 대거 배치될 경우 초기에는 기존 수사관이 사건 검토와 교육을 함께 맡아야 해 오히려 숙련 인력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사부서 기피 현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업무가 다른 부서에 비해 사건 처리 책임과 민원 부담이 크고 절차도 복잡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인사상 유인이나 보상이 크지 않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수사 경험을 충분히 쌓은 인력이 업무 부담·보상 부족 등을 이유로 다른 부서로 빠져나갈 경우 신규 인원을 계속 충원하더라도 조직 전체의 수사 역량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력 확충과 함께 숙련 수사관이 장기간 수사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수당이나 승진, 인사상 보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간부는 "경찰 내부에서 '탈수사는 지능순'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라며 "수사부서에 있다고 해서 승진 등에서 특별히 큰 메리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업무 강도와 비교하면 수당이나 인사상 혜택도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수사 절차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사건 당사자들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는 점도 수사부서 근무를 꺼리는 요인이다.
수사관은 사건 처리 결과뿐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까지 책임져야 한다. 경찰 내부에서도 사건 건수만을 기준으로 수사업무 부담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도 기존의 단순 사건 수 중심 인력 산정 방식에서 벗어나 사건 난이도와 처리 기간 등을 함께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제도 시행 초기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분간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중요사건과 보완수사·재수사 요구 사건의 처리 상황을 경찰서장부터 시도경찰청, 국가수사본부까지 중첩 점검할 방침이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안착의 성패는 현장에 달려 있다"며 "제도 시행 초기에 현장에서 겪는 혼선과 애로사항은 경찰서장이 직접 챙겨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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