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영국서 첫선…지난 달 18일 국내 초연 개막
프리쇼에서 관객과 맥주…합창과 악기 연주 소화
"어려운 도전, 배우들이 해낸 게 기적 같아"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편한 마음으로 펍에 놀러왔다가 큰 위로를 받고 돌아가실 겁니다."
배우 이충주는 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열린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매력을 이같이 소개했다.
지난달 18일 개막한 작품은 동네의 펍인 '더 정글'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뚜렷한 주인공이나 하나로 이어지는 서사 대신 작품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아홉 남자의 이야기와 노래로 무대를 채운다.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풀어놓으며 함께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한다.
주크박스 뮤지컬로 퀸의 '섬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시아의 '샹들리에(Chandelier)' 등 익숙한 노래를 선사한다.
작품은 2017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인 뒤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 공연했다. 이번 한국 공연은 비영어권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로덕션이다.
포엣 역의 이충주는 "작품을 많이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경험 자체가 처음인 것 같다"며 "보시는 분들도 새롭고 신선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주인공 없이 모두가 합창으로 하나가 돼 노래하고 움직인다"며 "배우들이 힘들게 땀 흘리며 움직일 때 관객들이 받아가는 감동이 크다는 걸 느끼면서 우리 공연이 정말 자랑스럽단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국내협력연출은 "배우들이 각자 자기 자신으로 출연한다. 캐릭터와 자신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공연에 녹여내는 장면도 있다"며 "관객들도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면서 배우들과 더 가까워지고 몰입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대와 객석을 허문 건 작품의 큰 특징 중 하나다.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관객은 무대에 올라 배우가 따라주는 맥주를 마시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공연 중간중간에는 객석의 관객을 무대로 불러 노래하기도 한다.
바맨 역의 유성재는 "여러분께 맥주를 드리기 위해 보건소에서 보건증 검사도 받았다"며 "맥주도 많이 드시기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스트 역의 문시온은 "관객이 무대에 올라와 참여할 수도 있다. 어디서 이런 배우 9명이 한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경험을 하겠나"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지영 연출은 "이 공연을 한국으로 들여오게 돼 너무 기쁘지만 외국 관객처럼 한국 관객이 즐겨줄지 걱정도 했는데 기우였다"며 "매회 너무나 뜨겁게 반응해주셔 저희가 놀랄 정도"라며 웃음 지었다.
이처럼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기기 위해 배우들이 소화해야 할 몫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공연 내내 노래를 함께 부르며 피아노, 기타,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해야 한다.
2009년 뮤지컬로 데뷔한 이충주가 "단언컨대 이렇게 힘든 작품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조커 역의 정찬영은 "생전 처음 잡아보는 악기들을 연습해야 했다. 다섯 가지 악기를 따로 배웠는데, 무대에서 이렇게 빛을 발하고 관객들이 좋아해줘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민영 국내협력음악감독은 "배우들이 이걸 다 해낸 게 기적 같다"며 "16곡을 노래해야 하고 각자 자기 파트를 외워야 한다. 여기에 악기 연주까지 더해져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정말 어려운 도전이었는데 배우들이 너무 잘해줘서 기특하다"며 미소 지었다.
하드맨 역의 김도현은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좋은 악기인지 경험한 연습과정이었다"며 "'콰이어 오브 맨'이라는 제목 그대로 합창이 얼마나 큰 힘과 울림을 주는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맥주와 흥겨운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지만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하드맨 역의 김방언은 "마냥 웃고, 술 마시며 노는 작품이 아니라 누군가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다시 살아가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것"이라며 "공연이 끝날 때쯤엔 스스로를 보듬고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걸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콰이어 오브 맨'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내년 1월 3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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