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피아니스트 아살, 국내 첫 리사이틀 투어
베토벤 소나타 1·32번…"하나의 원 완성하는 느낌"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한국 관객분들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 매우 강하고, 그 열정을 아티스트가 진정한 따뜻함과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해 줍니다. 다시 한국을 찾는 것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일이고, 정말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독일 피아니스트 율리우스 아살이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 투어에 나선다. 2024년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와 2025년 장한나의 대전그랜드페스티벌에 이어 다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아살은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에 대해 "관객이 돌아갈 때 자신의 내면을 향한 하나의 여정에 함께했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익숙하게 들어온 음악이라도 새로운 귀로 듣고, 그 음악이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을 했으면 한다"며 "공연 날 펼쳐지는 음악적 여정에 함께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아살은 2023년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영국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에 선정되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독창적인 프로그램 구성과 자신만의 해석을 바탕으로 동시대 촉망받는 연주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아살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일은 연주하는 것만큼이나 음악가로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어떤 레퍼토리를 연주할 것인지, 더 나아가 무엇을 연주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은 예술가가 내릴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인 결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음악 외적으로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최근에는 현대 건축에 이끌려 여러 음악적 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이런 '숨은 연결고리'를 의식적으로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다"며 "대개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서 자라나는 아이디어 역시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아살은 베토벤의 첫 번째 피아노 소나타인 1번을 시작으로, 마지막 소나타인 32번으로 마무리한다. 공연 포문을 여는 1번은 베토벤이 스승 하이든에게 헌정한 작품으로, 스승의 정신이 짙게 묻어있다.
아살은 "두 작품을 한데 놓는 것은 특별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며 "마치 하나의 원이 완성되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열려 있어 답을 남겨두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버르토크의 '세 개의 벌레스크'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아우어바흐의 '엠마 하우크의 러브 레터'를 선보인다. 특히 아우어바흐의 작품은 한국 초연이다.
작품은 작곡가가 1909년 정신병원에 조현병으로 입원한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아살은 "아우어바흐는 남편이 키스를 통해 자신에게 독을 먹였다는 확신을 했고, 남편에게 수없이 많은 편지를 보냈지만 단 한번도 보내지지 않았다"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 음악과 깊이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지만, 인간 내면의 이토록 깊은 심연을 오랜 시간 들여다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고 했다.
또 니체의 '그대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그대를 들여다본다'는 말을 인용하며 "심연을 너무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그 심연 역시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한다는 데에는 굉장히 강렬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촉망받는 연주자의 타이틀이 때론 부담이 되지 않을까. 아살은 "주목받고 인정받는 것은 무척 기쁜 일이지만, 그런 외적인 요소들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게 만들기도 쉽다"며 "그 어느 때보다 제게 제일 중요한 것, 바로 음악에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흑백 건반의 세계를 넘어 시야를 넓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교향곡 레퍼토리를 좀 더 깊이 탐구할 시간을 갖고 싶어요. 특히 말러의 교향곡을 깊이 들여다보며 작품을 정말 안에서부터 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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