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JYP 신사옥 예정지 앞 공원 부지 용도 변경
공원용지였던 땅에 호텔·업무시설 등 들어설 수 있어
유현준 “미래세대 위해 공원 남겨야”
[서울=뉴시스]강주연 인턴 기자 =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가 JYP엔터테인먼트 신사옥 예정지 앞 공원 부지의 용도 변경을 두고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비판했다.
JYP가 신사옥 부지를 매입할 당시 근린공원 용지였던 인접 부지는 이후 SH의 신청을 거쳐 자족기능시설 용지로 변경됐다. 해당 용지에는 업무시설과 호텔·전시장·판매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다.
SH는 학교 용지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용도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유 교수는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둬야 할 공원을 당장의 필요에 따라 다른 용도로 바꾸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 올린 영상에서 뉴욕 센트럴파크를 사례로 들며 공원의 가치를 설명했다.
유 교수는 "센트럴파크를 지금 만든다고 생각하면 건물을 다 부수고 땅을 산 다음 사람들을 이주시켜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불가능하고 수백조원이 들어가도 못 만든다"며 "그때 확보해 놓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원을 도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반시설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의 용산공원 역시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할 공간이라며 "공원을 없애는 것은 농부가 종자로 써야 하는 씨앗으로 오늘 밥을 해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고덕동 공원 부지 용도 변경에도 적용했다.
JYP는 2023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약 1만675㎡ 부지를 약 755억원에 매입해 신사옥 건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신사옥과 약 20m 떨어진 근린공원 용지 약 1만3261㎡가 자족기능시설 용지로 변경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해당 부지에는 최대 18~19층 규모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다.
유 교수는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놔야 하는 공원을 당장 필요한 돈을 만들기 위해 상업용지로 바꾸는 것은 용산공원을 없애고 주택을 넣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서울시가 평소 가지고 있었던 미래를 위해 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철학에도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공원 부지 용도 변경이 JYP 신사옥의 설계 의도까지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신사옥은 공원을 전제로 중앙에 열린 공간을 두고 햇빛과 바람을 확보하는 한편 외부 시선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신사옥 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내부를 내려다볼 수 있어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생활과 보안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JYP는 현재 신사옥 사업과 관련해 "향후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유 교수는 JYP 신사옥이 들어설 경우 고덕동 일대가 K팝 관련 산업과 관광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공연·제작 관련 업체와 호텔, 식당 등이 모이면서 이른바 'K팝 성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신사옥 건립 여부가 아니라 공원 부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한 데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공원 부지를 편의상 다른 용도로 바꾸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공원은 미래 세대를 위해 저축해 놓는 것과 비슷하다. 남겨놔야 하는 것이 어른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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