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살해 의도 없었어도 사망 가능성 알 수 있었다"
피해자 구호 없이 도주…재판부 "죄질 매우 나쁘다"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이은서 인턴기자 = 직장 동료 간병인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중국인 남성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1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64)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7월 21일 오후 5시께 서울 영등포구 한 요양병원에서 같은 병원 간병인으로 일하는 60대 중국인 여성 동료 A(68)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B씨의 쇄골과 등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앞선 재판에서 "식칼로 찌른 사실은 있으나 살인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살인죄 고의는 처음부터 확정적·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의도를 가져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알면서도 행위에 나아갔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와 다투다 주변에 있던 식칼을 가져와 쇄골, 등을 찔렀다"며 "특히 등의 자상 일부는 흉곽 내부까지 깊이 침범했고, 나머지 자상도 피하지방과 근육층까지 이르렀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A씨를 치료한 의사가 "두 군데는 실질적으로 흉곽 내를 침범해 대흉근 손상이 동반됐다. 충분히 사망에 이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범행 도구와 찌른 횟수, 상처의 깊이에 비춰 보면 확정적 살해 의도까지는 없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살인 고의를 인정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만 68세 여성을 폭행하다 식칼로 신체 7곳을 힘껏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또 "범행 후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고, 수사 과정에서는 소주를 사 먹으러 갔다는 황당한 변명을 했다"며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피고인은 용서를 구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박씨가 A씨를 찌른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음주운전 벌금형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박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7월23일 박씨를 구속한 뒤 같은 달 28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달 5일 박씨를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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