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급발진' 막는 안전장치…지입화물차 보급률 2.3% 그쳐

기사등록 2026/10/01 13:34:08 최종수정 2026/10/01 14:52:24

화물차 600대 목표에 300대 보급…일반·지입은 2.3%

개인택시는 목표 123.5%…나머지 차종은 47.1% 그쳐

고령 사업용 화물 사고 치명도 택시의 3.6배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정부가 고령 운수종사자의 페달오조작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장치 보급에 나섰지만, 사고 치명도가 높은 화물차 보급 실적은 당초 목표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지입화물 차량은 목표 130대 가운데 실제 장착이 3대에 불과했다.

법인사업자의 자부담이 개인사업자보다 12만원 많은 데다 일부 전기차와 해외 차량은 장착이 제한되는 점 등이 낮은 참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화물차 운수종사자의 장착을 유도할 수 있도록 자부담 완화와 적용 차종 확대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국토교통부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고령 운수종사자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보급 지원사업'을 통해 장치 설치를 완료한 차량은 총 2528대로 집계됐다. 당초 목표인 3260대의 77.5% 수준이다.

전체 보급률은 80%에 육박했지만 차종별 실적은 크게 엇갈렸다.

화물차는 600대 보급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장착은 300대로 정확히 절반에 머물렀다. 특히 일반·지입화물 차량은 목표 130대 중 단 3대만 장착돼 보급률이 2.3%에 불과했다.

반면 개인택시는 목표 1300대보다 305대 많은 1605대가 장착돼 목표 대비 123.5%를 기록했다. 목표를 초과한 개인택시를 제외하면, 나머지 차종의 보급률은 47.1%에 머물렀다.

이처럼 차종별로 보급률 격차가 나타난 데에는 자부담 수준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치 가격 40만원 가운데 법인사업자는 2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반면 개인사업자의 자부담은 8만원에 그친다.

이에 따라 신청 단계부터 업종별 차이가 뚜렷했다. 일반·지입화물은 130대 보급을 목표로 했지만 신청 차량이 8대에 그쳤고 이 가운데 3대가 선정돼 낮은 보급률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택시는 목표 1300대의 두 배가 넘는 2680대가 신청했다.

문제는 고령운전자가 낸 사고의 경우 화물차의 사고 치명도가 택시보다 높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연구원이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령운전자가 운전한 사업용 화물차는 사고 1건당 사망자 발생 비율이 2.5%로, 택시 0.7%의 약 3.6배에 달했다. 버스의 1.7%보다도 높았다.

이처럼 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화물차의 보급이 더딘 만큼, 업종별 부담과 수요를 반영해 장착률을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 모습.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보급 확대와 함께 장치의 사고 예방 효과가 실증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단은 앞서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한 실증에서는 장치 설치 이후 페달오조작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법인택시 227대를 분석한 결과 100㎞당 페달오조작 방지기능 작동 횟수는 0.204회에서 0.095회로 53.4% 감소했다.

다만 올해 본사업을 통해 장치를 설치한 차량에 대해서는 장착 이후 교통사고 발생 여부를 별도로 추적·분석하지 않았다. 공단은 현재 장착 차량의 주행데이터와 페달오조작 제어 횟수 등을 수집하고 있으며, 약 1년간 실증데이터를 확보한 뒤 택시·화물공제조합과 연계해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선정 이후 장착을 취소한 사례도 상당수 발생했다. 1~4차 공고를 통해 선정된 뒤 단순 변심이나 연락두절·부재, 차량 매도·폐차, 건강상 이유 등으로 취소된 사례는 총 849건이었다.

차종별 호환성 한계가 보급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차량 ECU 통신 규격 미지원이나 페달 구조 차이 등 기술적인 이유로 신청이 반려되거나 취소된 차량은 166대에 달했다. 해외 차량과 일부 전기차 등은 장치를 설치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의 경우 현대·기아의 EV6와 니로플러스, 아이오닉5·6 등은 장착이 가능하지만 르노·쉐보레·쌍용 전기차는 지원되지 않는다.

유상범 의원은 "정부가 첨단안전장치로 고령 운전자 페달 오조작 사고를 막겠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전기차는 제조사별 호환 기술조차 갖추지 못해 일부 차량 외에는 장착조차 못 하는 반쪽짜리 지원에 그쳤다"며 "전기차 전 차종에 대한 호환 기술을 조속히 확보하고 실시간 사고 추적망 구축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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