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이상 공장서 활용 탐색…가전 조립·물류 대상
가정용 도우미 '홈 헬퍼' 목표…고객 직접 학습 AI 연구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삼성전자가 제조 현장에서 로봇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한 뒤 가정·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가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공장에서 조립과 물류 등 실제 작업을 맡기며 로봇의 신뢰성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집안일이나 고령자·반려동물 돌봄까지 가능한 가정용 로봇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크리스 하우저 삼성전자 RX(Robot eXperience)사업추진실 랩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이 같은 로봇 연구개발과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하우저 랩장은 "먼저 제조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의 활용 사례를 탐색하고, 이후 궁극적인 목표인 가정용·서비스 로봇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대규모 소비자 가전 기업인 만큼 가정에서 사용할 로봇을 판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발점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제조 현장이다.
하우저 랩장은 삼성에 100개 이상의 공장과 100개 이상의 제품 생산라인이 있다며 "공장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제품 제조 비용도 줄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냉장고 등 가전제품 제조 과정에서 자동화된 작업은 아직 절반에도 못 미쳐 기존 자동화 기술로 처리하기 어려운 작업이 많다는 설명이다.
제조 현장은 로봇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 확보 거점으로도 활용된다.
하우저 랩장은 작업자가 로봇을 원격 조작해 가전·전자제품을 조립하는 '데이터 팩토리' 영상을 소개했다.
주방과 가정에서 이뤄지는 작업까지 데이터를 확보해 로봇 AI 학습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공장에서 경험과 데이터를 쌓은 뒤에는 소비자 영역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
삼성이 장기 목표로 제시한 것은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도우미(Home Helper)'와 같은 소비자용 로봇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원하는 작업을 직접 로봇에게 가르칠 수 있는 AI도 주요 연구 방향으로 삼고 있다.
현재는 개발 인력과 데이터 수집 인력, GPU 등을 투입해 개별 작업에 맞춰 로봇 AI를 조정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지만, 향후 이 과정을 수시간 수준으로 줄여 사용자가 직접 로봇을 학습시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우저 랩장은 "몇 시간 만에 로봇에게 작업을 가르칠 수 있다면 고객도 직접 해볼 의향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기술이 로봇의 대규모 보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로는 사람의 영상 한 개에서 손과 물체의 움직임을 파악해 로봇 손이 같은 동작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다만 실제 공장이나 가정에 로봇을 투입하려면 신뢰성과 비용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공장에서는 사람만큼 빠른 작업 속도와 99.99% 수준의 성공률을 요구하지만 현재 로봇 AI는 여기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다.
휴머노이드 하드웨어뿐 아니라 학습시키는 AI 비용도 낮춰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에 RX사업추진실은 당장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범용 로봇보다 일정한 범위의 작업을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하우저 랩장은 "범용성보다 수행 품질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작업 수준의 범용성보다 환경 수준의 범용성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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