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비판자막 삭제' 이은우 前 KTV 원장, 2심도 징역형 집유(종합)

기사등록 2026/09/30 11:55:42 최종수정 2026/09/30 13:20:23

KTV 직원에 계엄 비판자막 삭제 지시 혐의

1·2심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

法 "정책홍보 채널도 공정·객관 의무 지켜야"

"특보 종료 후 삭제…알 권리 침해는 제한적"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내용의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 전 원장이 지난 6월 26일 1심 선고기일을 마친 후 이동하는 모습. 2026.09.3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내용의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30일 이 전 원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KTV가 정부 정책 홍보 목적으로 설립됐더라도 보도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이상 방송법상 공정성·객관성 의무가 배제되거나 완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내용만 반영하고 비판하는 내용을 선별해 삭제한 것은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한 것으로, 본래 직무 수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스크롤뉴스 편성·운영 자체는 KTV 원장인 이 전 원장의 직무 권한에 속하지만, 방송법상 공정성·균형성 의무와 KTV 내부 자율심의규정에 따라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의 지시가 "국민의 알 권리와 공무원으로서 성실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침해했고, 위법·부당한 정도가 직무 본래의 수행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또 "보도국장과 편집팀장은 스크롤 뉴스에 관해 일정 범위에서 독자적으로 의사결정할 권한이 있었고, 이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삭제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봤다.

이 전 원장 측은 직권남용 혐의가 내란 특검의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이 전 원장이 당심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그 책임을 방송보도부장과 편집팀장에게 미루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내용의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 전 원장이 지난 5월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는 모습. 2026.09.30. park7691@newsis.com

다만 "이 전 원장의 삭제 지시와 이에 따른 스크롤뉴스 삭제는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뉴스특보가 종료된 이후 이뤄졌으므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비상계엄 관련 상황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침해 정도는 제한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원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KTV 직원에게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내용의 관련 뉴스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3시간11분가량 방송된 KTV 뉴스 특보에선 비상계엄 선포 담화 영상 19회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수십 차례 방송됐지만 계엄의 위헌·위법성이나 진행 상황을 지적하는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이 전 원장은 직원들에게 "정치인 발언, 정당, 국회, 사법부 관련 뉴스는 KTV 방송 기조와 다르니까 다 빼라"고 지시하고, 일부 직원이 이를 거부하며 자막이 계속 송출되자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 같은 지시로 비상계엄 비판 내용이 삭제돼 결과적으로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스크롤 뉴스가 구성됐다고 판단, 이 전 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양측이 판결에 불복하면서 항소심이 열리게 됐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헌정질서가 파괴되는 순간 내란 세력 편에 서더라도 집행유예라는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며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전 원장 측은 "비상계엄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지난달 이 전 원장을 비상계엄 및 포고령 등 내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뉴스를 반복 보도한 혐의(내란선전)로 추가 기소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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