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연맹, 정보통신법학회와 토론회 개최
사전 위험평가·연령 맞춤 설계 등 플랫폼 책임 강화
업계 "과도한 규제 우려"…위험 기능 중심 접근 제안
한국소비자연맹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정하·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 한국정보통신법학회와 '청소년에게 안전한 디지털 환경은 누구의 책임인가?-SNS·AI 챗봇 중독과 플랫폼의 안전설계 책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청소년의 SNS·AI 챗봇 이용이 일상화하면서 과몰입과 정서적 의존, 유해 콘텐츠 노출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플랫폼의 책임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상윤모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청소년의 SNS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위험을 줄이는 '안전설계'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 교수는 무한 스크롤과 알고리즘 추천 등 과몰입을 유발할 수 있는 플랫폼 설계를 둘러싼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등의 규제 동향을 소개했다. 접근 제한과 설계 기반 규제의 장단점을 고려해 청소년의 기본권과 SNS의 순기능을 함께 반영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챗봇 역시 서비스 전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기능별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나정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보는 기존 법·제도가 게시물 중심의 사후 규제에 치중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AI 대화와 과몰입을 유도하는 설계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조사관보는 사전 위험평가와 연령에 적합한 설계, 위기 상황 대응 등 플랫폼의 안전설계 의무를 법제화할 것을 제안했다. 관계부처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보호자와 청소년의 AI 활용 역량을 높일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플랫폼의 사전 예방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청소년의 SNS·AI 과몰입 문제를 이용제한이나 부모의 관리 책임만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청소년의 취약성은 이용금지의 근거가 아니라 더 높은 보호수준을 요구하는 근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호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플랫폼의 안전설계 의무 법제화와 함께 청소년 디지털 정신건강 실태조사, 전문 지원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박사는 규제에 앞서 어떤 기능과 요소를 위험으로 볼 것인지 체계적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산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접근 제한 중심의 정책이나 연령 확인 의무가 개인정보 수집 확대와 기업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서비스 전체가 아닌 위험 기능을 중심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측도 위험 수준에 따른 차등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함형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과장은 서비스 기능과 이용자 특성, 예상 피해 등을 고려해 위험도가 높은 기능에 강화된 안전장치를 적용하고 실제 사업자가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의 집행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사전 위험평가와 연령적합설계, 안전한 기본설정, 과몰입·정서적 의존 방지 등 안전설계 원칙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책 제안과 모니터링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