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년간 추적 끝에 피해금 환급
전자지갑 1050개·은행 계좌 16만개 추적
피해금 30억 임의 처분한 130명 수사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묶여 있던 보이스피싱 피해금 약 263억원이 경찰의 추적 끝에 피해자 1137명에게 돌아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수사대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5곳과 협력해 2023년 9월부터 지난 15일까지 피해자 1137명에게 총 263억7000만원을 환급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환급은 경찰이 2023년 3월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대책을 논의하던 중 약 122억원의 피해금이 거래소에 동결된 채 반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추진됐다.
그동안 가상자산 거래소에 묶인 보이스피싱 피해금은 환급 받기 어려웠다. 은행 계좌에 남아 있는 피해금은 지급정지 등의 절차를 거쳐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피해자 정보를 제공 받지 못해 환급 대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 피해자 역시 거래소에 돈이 묶여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환급을 요청할 수 없는 구조였다.
이에 경찰은 같은 해 4월부터 거래소 전자지갑 1050개와 은행 계좌 16만3000여개를 추적해 피해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피해자를 특정했다. 이후 거래소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환급 절차를 진행했다.
실제 환급 사례도 공개됐다. 세종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는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9500만원을 잃고 집까지 급매로 처분했으나, 이번 조치로 2200만원을 돌려받았다.
제주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B씨도 주식 전문가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배우자의 암 진단비 300만원을 송금했다가 230만원을 환급받았다. 이 밖에 피해금 2억8000만원을 전액 돌려받은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동결 기간이 끝난 뒤 보이스피싱 피해금 약 30억4000만원을 임의로 처분한 계정 명의자 130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거래소가 입출금을 정지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경찰은 이들이 동결 해제 이후 피해금을 처분한 것으로 보고,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등을 통해 해당 금액을 환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자산으로 은닉된 범죄수익금도 끝까지 추적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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