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증권업계 CEO들 만나 "개미는 손실 보는데 증권사는 계속 이익 누려"

기사등록 2026/09/29 14:00:00 최종수정 2026/09/29 15:08:36

23개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투자자 신뢰 못 얻으면 미래 장담 못할 것"

증권업계 사회공헌비, 은행 대비 2.3% 불과…"커진 규모만큼 기여하고 있나"

"투자자 보호, CEO 관심 따라 현격한 차이…감독·검사 역량 집중해 개선할 것"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6 한·일 금융협력 콘퍼런스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6.09.2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증권사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증권사는 계속 이익을 누리는데 정작 존립기반인 투자자의 상당수는 손실만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사회적 책임과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투자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증권산업은 그 미래를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올해 우리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연초 대비 60% 넘게 오르는 등 두드러진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며 "상승의 대부분은 소수 대형주 쏠림에 기인한 것이었고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고 짚었다.

이어 "그 결과 대부분 개인투자자에게는 어려움을 견뎌내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며 "이제는 업계와 투자자가 함께 성장할 길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원장은 증권사 CE들에게 ▲자본시장 체질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사회적 책임 강화 ▲신용융자 관리 ▲금리 상승기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투자자 보호 등을 당부했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서는 증권업계의 사회공헌 실적이 은행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37개사)의 올해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8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은행(20개사)이 기록한 당기순이익(13조8000억원)의 62.3%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지난해 기준 사회공헌활동 사업비(잠정)는 은행권이 2조2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증권사들은 500억원에 불과해 은행 대비 2.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증권업계의 사회공헌 실적은 은행 등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며 "커진 규모와 역할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달라"고 지적했다.

또 "법규상 설명의무를 넘어 투자자가 손실 가능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투자자 교육을 실시해 주시기 바란다"며 "그래야 투자자를 능동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성숙한 투자자 보호 문화가 비로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권익을 침해하는 증권업계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의 눈높이와 다른 상품 설계, 허위·과장광고, 숨은 비용의 전가 등 신뢰를 저버리는 일부 행태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그간 감독자의 시선에서 지켜본 결과 CEO의 관심과 자원배분 정도에 따라 투자자 보호 수준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증권사 CEO들의 각별한 관심을 주문하면서 "감독·검사 역량을 집중해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행태를 철저하게 따져 묻고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신용융자 등 '빚투'(빚내서 투자)와 시장 변동성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지난 2024년 말 15조8000억원 수준이던 증권사 신용융자는 증시 호황과 맞물리면서 올해 8월말 기준 33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원장은 "신용융자가 특정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시장의 쏠림현상과 변동성 확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며 "최근 협회 중심으로 자율결의를 통해 종목별 신용융자를 제한하고 자기자본 대비 한도를 강화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앞으로도 결의한 내용이 현장에서 준수되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리 상승기 증권업계의 리스크 관리도 당부했다. 최근 증권사의 업무 범위가 확장되면서 건전성 관리 실채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증권사의 유동성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신(新)조정유동성비율 제도가 내년 시행될 예정으로 차질 없이 준비해 달라"며 "다만 모험자본, 부동산 등 필요한 분야에는 충분한 자금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균형 있게 살펴 달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서는 최근 증권업계에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이 일부 있었지만 여전히 시장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것 같다"며 "증권사가 일반 기업에게 배당 등 주주환원 관련 기준점을 제시해 기업가치 제고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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