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고래, 그물에 걸리고 배에 받힌다…상업포경 중단 40년 '새 위협'

기사등록 2026/09/28 15:58:18

IWC 호바트 총회서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 신설안 다시 논의

포경 규모는 전성기의 1% 미만…기후변화·남극 크릴 조업도 과제

[시드니=AP/뉴시스]남아프리카공화국 해역에서 혹등고래 약 300마리가 한꺼번에 포착되면서 포경 금지 이후 고래 개체 수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6.07.26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40년 전 상업포경 중단 조치가 시행된 뒤 멸종 직전까지 몰렸던 일부 고래 개체군이 포경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어업 중 우연히 잡히는 혼획과 선박 충돌, 그물 얽힘, 해양 소음 등 인간 활동이 새로운 생존 위협으로 떠올랐다.

호주 ABC뉴스는 27일(현지시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이번 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에서 제70차 총회를 열고 상업포경 중단 40년의 성과와 고래가 새롭게 맞닥뜨린 위협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올해는 IWC 창립 80주년이기도 하다.

IWC 의장을 맡고 있는 남극 과학자 출신 닉 게일스 박사는 상업포경 중단 조치에 대해 “생물학 분야에서 우리가 목격한 가장 효과적인 조치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절망적일 정도로 적었던 고래가 회복됐고, 일부 개체군은 포경 이전 수준까지 돌아왔다”고 말했다.

IWC는 1946년 국제포경규제협약 체결과 함께 설립됐다. 당시 산업적 포경으로 일부 고래가 멸종 위기에 몰리자 IWC는 1960년대부터 보호 조치를 강화했고, 1986년 상업포경 중단 조치를 시행했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일부 고래 개체군이 회복했다. 호주에서도 동부 해안을 이동하는 혹등고래나 그레이트오스트레일리아만 절벽에서 관찰되는 남방긴수염고래가 관광객들에게 친숙한 볼거리가 됐다.

그러나 포경이 크게 줄었다고 고래를 위협하는 인간 활동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게일스 의장은 “어업 혼획, 선박 충돌, 그물 얽힘, 소음 공해 같은 위협은 80년 전에는 제대로 알려지거나 인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시스]혹등고래가 꼬리를 접는 모습을 바라보는 관광객들의 모습.(사진=David Fleetham)2025.10.27.
게일스 의장은 현재 포경 규모가 산업포경 전성기 최고 수준의 “아마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경이 줄어든 것과 달리 고래가 받는 위협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IWC에는 8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 IWC에서 탈퇴한 뒤 상업포경을 재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창립 80주년과 상업포경 중단 40년을 계기로 IWC의 향후 역할을 담은 ‘호바트 선언’도 논의될 예정이다.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는 중남미 국가들이 약 25년 동안 추진해 온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South Atlantic Whale Sanctuary) 신설안이다.

보호구역은 남미 대륙 동쪽의 광범위한 남대서양 해역을 포함한다. 지정되면 남극 대륙을 둘러싼 기존 남빙양 고래보호구역과 이어져 거대한 고래 보호 해역을 이루게 된다. 신설안이 통과되려면 IWC 포경 규제 내용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투표 참가국의 4분의 3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바다 위에 떠있던 혹등고래 사체에 메탄 가스가 쌓여 폭발했다. 출처 @ozzmansvideolicensing *재판매 및 DB 금지
고래 과학자 바네사 피로타 박사는 보호구역 확대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 남극해의 상업적 크릴 조업도 고래 보호의 주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논의에서 크릴이 핵심 의제로 다뤄지길 바란다”며 “크릴은 생태계의 핵심 종이고 고래는 먹이로 크릴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남극해 크릴 어업 관리는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가 맡고 있다. IWC 과학위원회는 고래 개체군의 회복 정도와 분포, 행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며 CCAMLR과 협력해 크릴 조업이 고래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있다.

게일스 의장은 인간 활동이 바다 자체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점을 더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고래가 받는 위협은 줄지 않았다”며 “여러 측면에서 생존을 위협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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