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지킨 클로저 박영현 "3년 전 고우석 형의 마음 알겠다"[나고야AG]

기사등록 2026/09/27 23:24:29 최종수정 2026/09/27 23:30:24

결승 한일전 8회 1사 2루에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

"소속팀 소형준·오원석과 친구들한테 선물 준 느낌"

[나고야(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5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6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6.09.25. 20hwan@newsis.com

[도요하시(일본)·서울=뉴시스]박윤서 문채현 기자 = 멀티 이닝도, 심판의 애매한 볼 판정도 박영현(KT 위즈)을 막을 순 없었다. 박영현은 소속팀에서처럼 대표팀에서도 철벽 마무리로 활약하며 한국 야구의 아시안게임 5연패를 지켰다.

박영현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결승전에 8회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박영현은 "8회에 나간다는 것은 미리 들어서 그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9회에도 나갈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맡겨주셔서 막았다"며 "그만큼 간절한 기회였고, 이렇게 금메달을 따게 돼서 정말 다행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그는 팀이 3-1로 근소하게 앞서던 8회말 1사 2루에 투입됐으나 첫 상대였던 무코야마 모토키에게 안타를 맞고 1, 3루 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는 아이자와 료스케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후속 야노 유키가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도요하시(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3-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09.27. 20hwan@newsis.com

그리고 그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빠르게 잡은 뒤 주심의 석연치 않은 볼 판정으로 후쿠이 쇼고에게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후속 안타까지 맞고 2사 1, 2루 위기를 초래한 박영현은 마지막 상대 시바사키 모소토에게 초구에 대형 파울 홈런을 맞고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박영현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파울 홈런은) 아무 느낌 없었다. 그냥 '쳤네' 그 정도. 어차피 삼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전에 심판이 스트라이크인데 볼을 주셨다. 볼넷 준 건 아쉽지만 인정했다. 그다음 안타도 제가 잘못 던진 거고 다음 타자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힘든 느낌은 전혀 없었다"고도 설명했다.

그리고 결국 박영현은 시바사키를 삼진으로 잡고 제 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영현은 "볼넷 나가는 타자 만날 때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 이것만 잡으면 금메달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눈물이 날 뻔했다. 근데 다행히 눈물은 안 났다"고 웃으며 "그냥 잘 막아서 다행이다. 같은 팀에 (소)형준이 형, (오)원석이 형, 형들한테 좋은 메달을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도요하시(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3-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9.27. 20hwan@newsis.com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담담하게 고비를 넘긴 그는 3년 전 고우석(LG 트윈스)을 떠올렸다.

고우석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팀의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박영현은 "그때 당시에는 뭣 모르고 야구할 때였다. 그때도 책임감이 있었지만 여기 와서 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중요한 경기에서 계속 던졌다."며 "그래서 오늘도 또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석이 형의 마음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그때도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안 잡아줘서 어렵게 갔었다. 오늘도 그런 상황이 나왔다"며 "저는 그냥 제 공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직전 대회에서 이미 아시안게임 우승을 경험했던 그는 이날 결승전을 앞두고 팀 내 멘털코치 역할까지 맡았다.

박영현은 "어젯밤에 형들이 잠을 못 이루더라"라며 "형들한테 무조건 딸 거라고 믿어 의심치 말라고 얘기했다. 오늘도 초반부터 다들 열심히 응원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도 많이 왔는데 좋은 선물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사오싱=뉴시스] 조수정 기자 = 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1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 대 대만 경기, 8회말 한국 투수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2023.10.02.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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