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로 달래는 향수" 전남광주서 가을비 속 이주노동자 축구대회

기사등록 2026/09/26 13:34:07

전국 4개국 16개 팀 400여명 참가

"동포들과 함께라 외롭지 않아요"

[전남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추석 연휴 셋째날인 26일 오전 전남광주 광산구 월전공원에서 추석맞이 광산구청장배 전국 이주노동자 축구대회가 열린 가운데 선수들이 공중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2026.09.26. lhh@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이현행 기자 = "비에르(패스) 비에르!"

추석 연휴 셋째 날인 26일 오전 광산구 월전공원에서는 광산구청장배 전국 이주노동자 축구대회가 열렸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그라운드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선수들의 형형색색 유니폼은 빗물과 땀으로 흠뻑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잔디 탓에 공의 속도가 제멋대로 변하고 패스가 뜻대로 이어지지 않는 등 수중전 특유의 악조건이 이어졌다.

잔디 구장을 둘러싼 각 팀 부스의 응원 열기 역시 궂은 날씨를 무색하게 했다. 각국 응원단은 국가를 부르는가 하면 연신 그라운드 밖을 오가며 자국어로 선수들에게 작전을 주문했다.

이날 그라운드에서는 광주 타이거(우즈베키스탄)와 충남 천안(카자흐스탄) 팀이 맞붙었다.

미끄러운 그라운드에서 격한 몸싸움이 일고 거친 태클에 미끄러져 쓰러지는 선수도 있었다.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불만 섞인 제스처가 나오기도 했지만 선수들은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넘어진 상대 팀 선수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는 스포츠맨십도 보였다.

두 골을 넣은 사라메끼(24·카자흐스탄) 선수는 "온라인에서만 이야기 나눴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신기했다"며 "올해 처음 출전했지만 앞으로 계속 참가할 예정이다. 남은 경기도 모두 이겨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살모르(25·우즈베키스탄)씨는 "한국에서 두 번째 맞는 명절인데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많이 생각난다"며 "축구대회 때문에 광주에 처음 왔지만 다행히 동포들과 함께 외롭지 않은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이주노동자 축구대회는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과 문화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올해 대회에는 전남광주·서울·부산·인천 등 전국 7개 지역의 16개 이주노동자 축구 동호회 소속 우즈베키스탄·베트남·캄보디아·카자흐스탄 4개 국적 선수 400여명이 참가했다.
[전남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추석 연휴 셋째날인 26일 오전 전남광주 광산구 월전공원에서 추석맞이 광산구청장배 전국 이주노동자 축구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축구 공이 골망을 가르고 있다. 2026.09.26. lh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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