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간선거 앞두고 주 정부의 연방 데이터베이스 활용 길 열려
선거 90일 전 유권자 명부 삭제 제한으로 실제 영향은 제한적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비시민권자의 투표를 막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관리 강화 조치에 일시적인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긴급 명령을 통해 국토안보부(DHS)의 '체계적 외국인 자격 검증'(SAVE) 프로그램에 대한 하급심의 제한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주 정부는 당분간 SAVE를 활용해 유권자 명부에 등록된 사람들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다만 SAVE 사용은 주 정부의 자율에 맡겨져 있으며, 이번 결정만으로 비시민권자로 의심되는 유권자들이 곧바로 명부에서 삭제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연방법은 대부분의 주 정부가 연방선거를 앞둔 90일 동안 유권자 명부를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11월 3일 중간선거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은 향후 이 90일 규정이 비시민권자 명부 삭제에도 적용되는지를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이번 명령으로 지난 6월 스파클 L. 수크나난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내린 판결의 효력도 일단 정지됐다. 수크나난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개편한 SAVE 시스템이 미국 시민의 개인정보를 부적절하게 활용하고, 부정확한 자료에 따라 적법한 유권자가 명부에서 잘못 삭제될 위험이 있다며 사용을 막았다.
연방 항소법원도 9월 초 하급심의 결정을 유지했다. 항소법원은 2대1로 SAVE 개편안의 사용을 제한하면서, 사회보장 관련 개인정보가 부적절하게 공개될 수 있고 부정확한 자료로 인해 유권자에게 시민권을 입증하도록 요구하거나 명부에서 잘못 삭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SAVE는 원래 이민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방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검색 기능을 대폭 확대해 주 정부가 유권자 명부 전체를 대상으로 시민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DHS에 따르면 개편된 SAVE 시스템은 2025년 이후 26개 주에서 6500만 명 이상의 유권자를 미국 시민으로 확인했고, 2만8635명을 잠재적인 비시민권자로 표시했다.
그러나 실제 사용 과정에서는 오류 사례가 확인됐다. 텍사스주 트래비스 카운티에서는 SAVE가 잠재적인 비시민권자로 분류한 97명을 조사한 결과, 최소 11명이 미국 시민권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텍사스 내 여러 카운티의 자료를 종합한 조사에서도 SAVE가 비시민권자로 표시한 사람 가운데 5% 이상이 실제로는 시민권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SAVE가 시민권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시스템은 아니며, 잠재적인 비시민권자를 추가로 확인하기 위한 도구라고 반박하고 있다. 텍사스주 역시 SAVE 사용을 옹호하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이번 소송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의 데이터를 활용해 주 정부의 유권자 명부 관리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시민권자의 투표를 막기 위해 연방 차원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와 일부 선거 관계자들은 부정확한 자료와 개인정보 침해가 적법한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시민권자의 미국 선거 투표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실제 발생 사례도 매우 드문 것으로 조사돼 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비시민권자가 미국 선거에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최종적인 본안 판단이 아니라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한 긴급 조치다. 따라서 SAVE의 개편안이 최종적으로 적법한지는 향후 재판에서 계속 다뤄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