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나이키 '휘청'…스포츠 중심으로 새판[다시 뛰는 스우시①]

기사등록 2026/09/26 06:01:00 최종수정 2026/09/26 06:20:25

거듭된 주가 부진…S&P 100서 18년 만에 제외

중화권 매출 11%↓…일부 회복에도 반등 숙제

축구스타 음바페, 나이키 떠나 '온' 앰배서더로

스포츠 중심 전략 정비…인재영입 경쟁력 재건

[서울=뉴시스] 나이키 포틀랜드 다운타운 매장.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세계 1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혹독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주가 폭락에 이어 18년 만에 S&P 100 지수에서도 제외되면서 각종 지표에서 스포츠 시장 '거인'의 자리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나이키가 선택한 반전의 방향은 '스포츠로의 회귀'다. 경쟁 브랜드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거듭해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미 증시 대표 우량주 지수인 S&P 100에서 18년 만에 제외됐다. 나이키가 빠진 자리에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는 기술기업들이 자리했다. 다만 나이키는 S&P 500 지수에는 잔류한다.

S&P 100은 S&P 500 구성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이 크고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다. 나이키는 2008년 S&P 100에 편입된 이후 약 18년간 이름을 올렸다.

나이키의 지수 제외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주가 부진과 맞물려 있다. 나이키 주가는 지난 24일 35.99달러로 마감하며 2021년 최고가 대비 약 80%가 빠졌다.

시가총액도 2021년 말 약 2640억 달러에서 현재 약 53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S&P 100 지수는 83% 상승했다.

2026회계연도 매출은 463억9000만 달러로 전년 463억10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순이익은 31억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4분기 매출은 109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10억9000만 달러에서 1% 빠졌다.

중화권 시장에서의 고전은 이번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중화권은 나이키의 오랜 핵심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였으나, '안타스포츠' 등 현지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과 소비 둔화가 맞물리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2026회계연도 매출 기준으로는 65억8600만 달러에서 58억4700만 달러로 11%가 빠졌다. 중화권 4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14억7600만 달러 대비 12% 감소한 12억9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공고했던 시장 점유율도 경쟁 브랜드들의 성장과 함께 흔들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022년 25%를 웃돌던 나이키의 글로벌 스포츠 풋웨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2.9%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디다스 등 다른 스포츠 브랜드들이 줄어든 나이키의 시장 점유율을 나눠 가졌다.

[마이애미=AP/뉴시스]음바페, 북중미 월드컵 10호골 폭발.2026.07.18.

숫자로 나타나는 지표 외에도 여러 상징적인 장면들이 나이키가 처한 좋지 못한 상황을 이야기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포츠 스타들의 탈(脫) 나이키다.

프랑스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는 최근 나이키 신발을 벗고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 온(ON)과 함께하기로 했다. 온은 최근 음바페와의 협업 소식을 전하며 축구화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음바페는 어린 시절부터 나이키 축구화를 신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도 이를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왔던 만큼, 나이키의 실적 둔화 등과 엮이며 시장에 널리 회자됐다. 이에 앞서 차세대 축구 스타 라민 야말도 2024년 나이키를 떠나 아디다스의 품으로 떠난 바 있다.

나이키 안팎에서는 나이키가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기존의 성공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성장 둔화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강화한 DTC(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전략) 전략이다. 나이키는 자사 온라인몰과 직영점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에 집중했지만,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유통이 정상화되는 과정의 수요를 흡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가 약해진 것이 시장의 변화에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장 '장사'가 되던 스니커즈 등 히트 중이던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에 대한 의존이 컸던 점도 성장을 둔화시킨 원인으로 지적된다. 히트 상품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혁신 제품의 등장을 늦추는 동시에 스포츠 브랜드 정체성 약화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고 평가된다.

[서울=뉴시스] 엘리엇 힐 나이키 사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문제의식은 2024년 10월 취임한 '나이키맨' 엘리엇 힐 CEO의 진단과도 맞닿아 있다. 1988년 나이키에 입사한 뒤 32년을 나이키에서 근무했던 그는 다시 돌아와 나이키의 DNA를 되살리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하고 있다.

힐은 DTC 중심으로 기울었던 판매 전략을 되돌려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한편, 남성·여성·키즈 중심이었던 조직을 러닝·농구·축구 등 스포츠 중심으로 재편하는 '스포츠 오펜스(Sport Offense)'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힐의 전략 전환은 도매 매출 증가와, 북미 시장의 매출 회복 등으로 일부 성과가 엿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중화권 시장 부진 등 영향으로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는 등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로 평가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선보이고 있는 여러 '혁신' 제품들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나이키 관계자는 "전략이 전체 시장에 도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파이프라인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업계 전반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확인되고 있다"며 "30년이 넘는 경력 동안 우리 브랜드의 새롭고 흥미로운 제품들이 이렇게 넓게 펼쳐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던 이들을 영입하며 조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나이키 뉴스룸에 따르면 화이자에서 근무했던 데이비드 덴턴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으며, 월마트 출신 제인 유잉이 최고상업책임자(CCO)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 알렉상드로 아르노 LVMH 부사장도 새롭게 이사회 이사가 됐다. 이는 재정립한 나이키 DNA에 외부의 새로운 시각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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