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NYT 등 “화려한 의전으로 갈등 감췄지만 실질적 진전없어”

기사등록 2026/09/25 14:01:31 최종수정 2026/09/25 14:14:48

NYT “군용기 편대 비행·판다 선물·화려한 행사 등이 갈등을 가려”

BBC “5월 베이징 합의 무역투자위원회, 아직 진전 거의 없어”

WSJ “트럼프 형식 치중, 무역·기술·中 이란 지원 이견 감추려는 의도”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국빈 만찬을 하는 도중 대화하고 있다.2026.09.2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오랜 역사적 인연까지 거론하며 양국 관계에 대해 덕담을 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BBC, WSJ 등 주요 언론들은 화려한 의전과 수사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의 회담 성과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며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NYT는 “군용기 편대 비행, 판다 선물과 화려한 행사 등이 회담의 갈등을 가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보다 더 잘 지낸 적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인공지능(AI)과 무역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상당한 의견 차이는 가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국빈 만찬에 앞서 “시 주석과 서로 다른 체제를 대표하지만 양국 국민간 유대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회담에 앞서 백악관 환영식에서 양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신흥 강대국과 기존 강대국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시 주석은 “우리의 경쟁은 건전한 경쟁으로 서로 따라잡기 위한 것이어야지 한쪽이 이기고 지는 싸움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양국은 어떠한 갈등이나 대립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이 전한 정상회담 요약에 따르면 두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서 무역, 대만, 중동,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회담에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23일 양국간 무역 휴전을 11월 10일에서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도 양국 무역 현안이 쉽게 좁혀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5월 베이징 회담에서 합의한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약속도 실제로 이행되었다는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론 와이든 상원의원(민주·오리건)은 “중국이 무역 관련 약속을 거의 모두 어겼지만 트럼프는 시 주석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고 있다”며 “트럼프는 중국에 모든 것을 내주고 미국 가정에만 그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5.

BBC 방송은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시 주석의 워싱턴 방문은 형식적인 행사에 그쳤을 뿐 시급한 현안에 대한 뚜렷한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23일 매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서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시 주석을 영접하고, 24일 오전 백악관 환영식에서 공항에 이어 레드카펫이 깔리는 등 화려한 환영 의전이 펼쳐졌다.

두 정상의 공개 발언은 따뜻한 말과 외교적 수사로 가득했고 시 주석은 백악관 환영식에서 판다 2마리 기증과 10만명의 미국 청소년 초청 등도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 분석가인 제니퍼 웰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군악대와 군용기 편대 비행 등은 정상회담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쇼”라며 “트럼프는 이번 회담과 미·중 관계에서 자신이 맡는 역할을 안정의 균형추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두 정상이 5월 베이징에서 만났을 때 합의한 무역투자위원회는 진전이 거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AI, 무역, 핵심 광물, 대만 무기 문제 등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형식적인 절차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고급 반도체 판매 제한을 완화한 것을 비판했으며, 미중 관세 휴전 연장이 중국의 세계 희토류 정제 장악과 같은 공급망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 47명 중 최소 19명이 서명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가 승인한 150억 달러 이상의 안보 지원을 즉시 대만에 제공하고 인권 개선과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국빈방문 환영식이 개최되고 있다. 상공에서는 전투기와 폭격기 5대가 편대 축하비행을 하고 있다. 2026.09.25.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청해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고 실질적인 성과는 미미한 회담을 가졌는데 이는 무역, 기술, 그리고 이란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둘러싼 양국 간의 주요 이견을 감추려는 의도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아첨하는 태도는 여러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불만을 샀는데 그들은 공화당이 공산주의 지도자이자 미국의 사업 경쟁 상대인 시 주석을 초청해 얻을 것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존 닐리 케네디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시 주석은 파충류 같다”며 “트럼프가 그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은 존경스럽고 행운을 빌지만 시 주석은 자신이 신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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