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개월 내 나토 회원국 공격 가능” 덴마크 정보당국

기사등록 2026/09/25 09:29:02 최종수정 2026/09/25 09:34:23

폴란드 중부 스타링크 위성 기지국 화재 사건 몇 시간 후 경고 나와

“美 유럽 지원 능력·의지 없다고 판단할 경우 나토 조약 5조 시험 가능성”

젤렌스키 “푸틴 행동 자유 많아질수록 세상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더욱 위험”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회담하고 있다. 2026.09.2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덴마크 정보당국은 24일 러시아가 수개월 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군방정보국은 러시아가 향후 몇 달 안에 나토 회원국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는 서방 안보 기관들이 지금까지 내놓은 경고 중 가장 강력한 경고 중 하나라고 신문은 전했다.

국방정보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 기반 시설에 장거리 공격을 가하거나 소수의 병력을 동원해 인접 국가에 제한적인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폴란드 중부의 스타링크 위성 기지국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 이후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폴란드 정부는 23일 밤 마조비에츠키에주 볼라 크로보프스카의 스타링크 기지국에서 발생한 화재가 의도적으로 시설을 무력화하려 한 ‘사보타주’(파괴)라고 규정했다.

해당 시설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중·동유럽의 인터넷 트래픽을 지원한다.

폴란드 당국자는 화재의 책임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 교리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재 모든 것이 가동되고 있지만, 도널드 투스크 총리가 최근 지적했듯이 이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독일은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 대한 드론 공격 시도에 대해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드론 공장 화재와 철도 기반 시설을 겨냥한 사보타주 등 일련의 다른 사건들도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조사받고 있다.

가디언은 유럽 정보기관 수장들은 러시아가 나토에 대해 더욱 결정적인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유럽 정보기관 수장들은 러시아가 나토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러한 움직임이 얼마나 임박했는지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덴마크는 러시아가 향후 몇 달 동안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사회 기능을 마비시키는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과 인명 피해 위험이 높은 사보타주 공격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러시아 군 최고사령부는 일부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정보 제공뿐 아니라 미사일과 드론 유도까지 돕는 등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따라서 그들은 나토가 이미 러시아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러시아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공격’은 사이버 공격, 사보타주, 허위 정보 유포 등을 포함해 적을 압박하거나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군사적 전술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다.

러시아의 행동 목적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투입될 유럽의 자원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나토가 공동 대응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나토 내부의 분열을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덴마크 보고서는 덧붙였다.

덴마크 국방정보국은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정면으로 침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하면서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나토 5조(집단방위 의무 조항)를 시험하려 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와의 잠재적 전쟁에서 유럽 동맹국들을 지원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고 러시아가 판단할 경우 나토 회원국을 공격해도 집단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가 평가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친러 성향의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나토의 집단 방위 원칙에 대한 자국의 헌신에 의문을 제기하며 제5조 때문에 군사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몰도바, 폴란드, 발트해 연안 국가들까지 위협하고 있으며, 남캅카스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주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이 행동할 자유가 많아질수록 세상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더욱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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