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수원서 에콰도르와 9월 A매치
손흥민 선발 출전해 후반 13분 득점
[수원·서울=뉴시스] 하근수 김진엽 기자 =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34·로스앤젤레스FC)이 모레노호 1기에서도 주장직을 맡게 된 가운데, 골로 팀을 승리로 이끌며 믿음에 부응했다.
'임시 사령탑'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9~10월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4연전 중 첫 번째 경기인 에콰도르전서 3-0 완승을 거뒀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충격에 빠졌던 한국 축구는 모레노호와 함께 분위기 반전의 초석을 다졌다.
모레노호는 데뷔전부터 3득점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사령탑은 바뀌었으나, 주장은 여전히 손흥민이 맡았다.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 주장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로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존중'했다고 언급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라는 말이 있지만, 모레노 감독은 큰 변화보다는 주축 자원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손흥민은 그 믿음에 골로 보답했다.
그는 이날 4-4-2 포메이션에서 '2'의 최전방 공격수로 오현규(25·베식타시)와 짝을 맞췄다.
전반전에는 한국도 에콰도르도 경기력이 단조로웠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 라인 부근은 물론, 센터 서클까지 내려와서 연결고리 역할을 맡으며 넓은 공격 범위를 가져갔다.
한국은 후반 9분 마침내 득점에 성공했다.
김민재, 송민규를 거친 패스가 오현규에게 연결됐고, 오현규가 상대 박스 앞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공격 전개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를 달고 넓게 뛰며 오현규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영리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가벼운 움직임을 보인 손흥민은 후반 13분 직접 골까지 맛봤다.
상대 페널티박스 왼편에서 찾아온 프리킥 찬스를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일반적으로 헤더나 세컨드볼을 노리는 위치였지만, 직접 슈팅으로 연결한 뒤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148경기 57골을 기록했다.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득점 1위인 차범근 전 감독(A매치 136경기 58골)의 기록까지 단 1골만 남겨뒀다.
득점 이후에도 손흥민은 다양한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손흥민은 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박스까지 침투한 뒤, 박스 왼편에 있던 오세훈에게 연결했다.
오세훈의 왼발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했지만, 손흥민의 남다른 공격 센스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후 손흥민은 후반 40분 이동경(29·울산 HD)과 교체되며 경기를 일찍 마쳤다.
손흥민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이동경이 후반 41분 추가골을 터트렸고, 모레노호의 데뷔전은 3점 차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손흥민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짧은 시간이었는데 선수들이 집중해 줬다. (감독님이 이야기한 게) 경기장에서 잘 나와 좋은 경기를 했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니 즐거웠다"고 전했다.
이어 "프리킥 상황에서 그쪽에서 슈팅을 때릴 생각을 안 하는데, (김)민재가 오더니 슈팅을 때리라고 해서 더 자신 있게 때렸던 것 같다"며 "그다음에는 운에 맡겼다. 운이 좋았다. 민재가 큰 공을 세웠다"고 득점 상황을 복기했다.
차 전 감독의 대기록을 단 한 골만 남겨둔 상황에 대해선 "대표팀 선수 생활하는 것에 감사하다. 겸손하게 하려고 한다.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좀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게 만들어 줘서 즐기다 보면 그런 기록은 선수들의 도움으로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된다면 내가 잘한 게 아니라 동료들, 지금까지 지나간 감독, 코치님들 덕분이다. 열심히 준비해서 해보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진행된 믹스트존에서는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해 많은 비판을 받았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월드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선수뿐만 아니라 팬분들도 같은 심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이런 (좋은) 경기로 다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근데 오늘 나도 되게 조심스러운 부분이 이 한 경기로 모든 게 업(Up)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하지만 즐거웠다. 선수들끼리 호흡도 좋아지고, 조금이나마 팬분들을 위로시켜 드릴 수 있어서 좋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의 대기록을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이 또 나왔다.
이에 손흥민은 "나보다 기자님들이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다.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안 쓸 수가 없는 것 같다"며 "A매치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다 내 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 감독님, 코치님들의 도움 덕분에 골을 넣었다. 나중에 언제든 (차 전 감독의) 그 기록이 깨진다고 해도 내 자랑이 아니라 모든 동료, 또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한테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며 말을 마쳤다.
손흥민이 차범근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모레노호의 2연승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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