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6~24세 도시 실업률 18.9%…상반기 자동차 판매 20%↓
데이터센터 5년 2950억달러 계획…경제학자들 "자원배분 다시 봐야"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리위안 칼럼니스트의 '더 뉴 뉴 월드' 칼럼을 통해 중국의 빠른 AI 발전과 부진한 내수 경제를 함께 조명했다. 칼럼은 중국의 AI 성과 자체보다 한정된 재원을 첨단기술 투자에 더 쓸지, 고용과 소비 부양에 더 투입할지를 핵심 문제로 제시했다.
이런 문제 제기의 배경에는 AI로 향하는 대규모 투자가 있다. 중국은 앞으로 5년간 전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약 2950억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학생을 제외한 중국의 16~24세 도시 청년 실업률은 지난 8월 18.9%까지 올랐다.
소비와 부동산 지표도 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고 주택 판매는 14% 감소했다. NYT는 이런 지표를 들어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에 정책 자문을 해온 경제학자들까지 공개적으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고문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지난 7월 중국 경제가 "너무 차갑게 식었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첨단기술 산업만으로는 경제 전체를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 전 고문 류스진은 지난 6월 한 포럼에서 농촌 주민의 기초연금을 월 30달러에서 150달러로 높여 소비를 떠받치자고 제안했다. 인민은행 고문인 황하이저우도 같은 자리에서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완만한 물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회복이 필요하다며 "디플레이션에 빠진 국가는 기술 혁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두 속도'는 투자 흐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첫 5개월 동안 인프라와 부동산, 설비 등을 포함한 고정자산투자는 4.1% 감소했다. 리다오쿠이 교수는 중화인민공화국 역사에서 이 정도 감소가 나타난 것은 대기근이 한창이던 1961년과 문화대혁명기인 1967년 등 극히 이례적인 시기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의 경고에도 중국 지도부는 AI 중심 성장 전략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 7월30일 회의를 마친 뒤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존의 점진적인 부양책을 유지하고 '지능형 신경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시 주석의 경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연설에서 "GDP 성장만 볼 수는 없다"며 중국의 '하드 파워'와 첨단산업 발전도 경제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성장률이 둔화하더라도 첨단산업이 발전하고 국가의 산업 역량이 커진다면 경제가 전진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NYT는 시 주석이 현금 지급이나 소비쿠폰, 사회안전망 확대보다 국가 주도의 기술투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해석했다. 첨단기술을 확산시켜 기존 산업을 현대화하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런 투자가 가계 소득과 고용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스탠퍼드대의 중국 경제학자 쉬청강 교수는 바로 이 기회비용을 문제 삼았다. 중국 정부는 은행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어 다른 나라보다 재정·통화 운용의 여지가 크지만, 국가가 기술에 투입하는 1위안은 그만큼 고용과 소비에 쓰지 못하는 1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쓸 수 있는 돈이 이만큼밖에 없다면 어디에 쓸 것인가"라고 물었다.
쉬 교수는 지금과 같은 경기 부진기에 많은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는 부양책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고용이 늘면 가계가 소비를 확대하고 다시 기업 매출과 고용이 살아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이 투자를 집중하는 AI는 노동 수요를 줄여 이미 높은 실업률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쑨리핑 중국 사회학자는 이런 수요 부족 문제를 옛 소련의 경험과 연결했다. 소련도 한때 경제 규모가 미국의 약 70%에 이르렀고 일부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미국을 앞섰지만 중앙집중적으로 운영된 경제는 결국 정체됐다. 아무리 첨단제품을 많이 만들어도 그것을 살 사람이 부족하면 기업 이익도, 가계 소득도, 일자리도 늘기 어렵다는 게 쑨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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