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냄새 다투다 칼부림까지…명절 가정폭력 신고 하루 1천건

기사등록 2026/09/27 08:00:00 최종수정 2026/09/27 08:10:23

지난해 추석 연휴 7일 동안 신고 8천건 접수

정춘생 의원 "반복신고 가정 면밀히 살펴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9.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1. A씨는 지난해 2025년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오산시 자택에서 명절 음식 준비를 하는 아내와 말다툼을 벌였다. 음식 냄새가 나서 창문을 열었는데 아내가 창문을 닫자고 했기 때문이다. 격분한 A씨는 부엌칼을 아내의 복부에 갖다댔다. 수원지법 김혜선 판사는 올해 4월 특수폭행 혐의를 받은 A씨 범행의 위험성과 가정폭력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2. B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추석 명절에 며느리에게 받은 용돈 금액 문제로 아내와 다투다, 아내를 식칼로 협박하고 휴대전화 모서리로 머리를 내리찍어 상해를 입혔다.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욕설과 폭행을 이어갔다. 서울동부지법 김세용 판사는 올해 1월 B씨가 반성하고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 40시간을 선고했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가정폭력 문제가 최근 더 심각해져 하루 평균 10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가족 간의 갈등이 폭력으로 번지지 않도록 개인적,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에만 800건에 육박하는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2021년 21만8680건 ▲2022년 22만5609건 ▲2023년 29만830건 ▲2024년 23만6647건 ▲2025년 28만9368건으로 신고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명절 연휴기간 가정폭력 신고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4년 추석 연휴부터는 하루 평균 1000건이 넘는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추석 연휴를 기준으로 보면 ▲2021년 4568건(일평균 913.6건) ▲2022년 3660건(915건) ▲2023년 5623건(937.2건) ▲2024년 5246건(1049.2건) ▲2025년 8017건(1145.3건) 등이다.

설을 기준으로 보면 ▲2022년 4092건(818.4건) ▲2023년 3562건(890.5건) ▲2024년 3384건(846건) ▲2025년 4979건(829.8건) ▲2026년 5443건(1088.6건)으로 집계됐다.

통상 명절에는 여러 가족 구성원이 한 장소에 장시간 함께 지내면서 마찰의 여지가 커진다. 가사 노동이 증가하거나, 잔소리가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명절 연휴마다 가정폭력 신고가 늘고 있는 만큼 가족 간 갈등이 폭력으로 번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가사노동과 돌봄 부담이 한쪽에 쏠리지 않도록 가족 간 역할을 공평하게 나누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경찰은 반복 신고 가정을 면밀히 살피고 집중단속과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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