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공소취소' 질문에 "진상조사단" 꺼낸 이정현…이미 마음 속엔?

기사등록 2026/09/24 06:00:00 최종수정 2026/09/24 06:22:24

총장 직무대행 첫 대검 출근길서 입장

공소취소 질문에 "진상조사 결과 봐야"

검찰미래위, 李 공소취소 명분 줄 수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09.23.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박선정 오정우 기자 = 이정현(사법연수원 27기)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검찰 진상조사 결과를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특검을 통한 공소취소 방안에 선을 그은 상황에서, 이 대행이 검찰의 자체 공소취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행은 전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첫 출근길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는 질문에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미래위) 진상조사단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국회 청문회에서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고 평가한 발언에 대해서는 "인지수사와 관련한 제 기본 철학"이라며 절제된 수사를 강조한 원론적 답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행의 답변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진상조사단이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그 결과가 공소취소의 명분으로 쓰일 수 있어서다.

조사 대상에 이 대통령 사건이 다수 포함돼 있어 검찰 내부에서는 조사 결과가 특정 사건의 재판을 정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그간 법무부와 검찰 지휘부가 공소취소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데 반해, 이 대행이 취임 첫날부터 미래위 진상조사를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래위는 지난 4월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이 설치를 지시한 독립적인 외부위원회다. 법무부는 당시 운영되고 있던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의 조사만으로는 추가로 나온 여러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미래위는 검찰 수사 및 기소 과정에서 인권침해 또는 권한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과 관련해 그 진상을 확인하고 장관에게 후속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미래위가 선정한 사건을 실제로 조사하는 기구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출범한 미래위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7건을 1차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어 국민 제안 등을 검토해 지난달 12건을 추가하면서 대상은 모두 19건으로 늘었다. 추가된 사건에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포함됐다.

이처럼 미래위 조사 대상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기소된 사건 6건이 포함됐다. 이 사건들은 모두 이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1심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검사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사건인 것이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수 사건과 재판 위증교사 사건을 합하면,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건은 8건에 달한다. 미래위는 인권침해 피해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 재발 방지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 사건이 잇따라 포함되면서 미래위의 사건 선정 기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진상조사단의 권한에 대한 논란도 출범 초기부터 계속되고 있다. 대검 내부 지침에 따르면 진상조사단은 필요한 경우 수사 및 공판 기록, 관계 서류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진상조사단이 재판 중인 사건의 기록을 검토하거나 사건 관계자나 공소 유지 담당자를 조사하는 활동을 하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전직 지검장 4명은 지난 7월 공동성명을 내고 조사단의 이러한 규정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법치주의 원칙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조사단의 기록 열람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대법원은 김 전 부원장의 금품수수 사건 재판 기록을 열람·등사하게 해달라는 조사단의 요청을 두 차례나 거절했다.

이처럼 조사 대상 선정과 조사 권한을 놓고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대행이 진상조사 결과를 공소취소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현직 로스쿨 형법 교수는 "이미 기소된 사건의 문제는 재판에서 다퉈야 한다. 진상조사는 불법성이 있다"며 "이 상황에서 진상조사가 돼야 한다는 (이 대행의) 발언을 보면, 그가 공소취소를 주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한 전직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이 대행의 발언과 행보를 볼 때 공소취소 쪽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직무대행의 신분에서 당장 공소취소를 강행하기보다 향후 공소청장이 지휘할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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