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오바마케어 가입자 76만명 퇴출 추진…"3조 절감"

기사등록 2026/09/23 11:45:50

31만5000건 취소·41만9000건 추가 검증

보험 중개인 사기 의혹…6개월 자격 정지

민주당 "보험료 폭등에 가입자 퇴출까지"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2023년 12월5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쇼핑센터에서 보험대리점 직원이 오바마케어가 적혀 있는 매장 내에서 고객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12.22.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정 가입 의혹이 있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 가입자 76만명에 대한 공공 건강보험 거래소 등록을 취소하거나 추가 검증에 나선다.

행정부는 이번 조치로 22억 달러(약 3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정부 사기 단속의 일환으로 오바마케어 보조금 수급자의 자격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정부 사기 근절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밴스 부통령은 메흐멧 오즈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 책임자 등 행정부 관계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오바마케어 보조금을 받는 사람들이 실제로 받을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에 따르면 약 31만5000건의 가입 기록에 해당하는 76만명의 등록이 취소될 예정이다. 정부가 가입자의 자격 요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거나 부정 가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나머지 약 41만9000건의 가입 기록은 추가 검증 절차를 거쳐 보조금 수급 자격을 확인할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건강보험 가입자를 모집하는 신규 보험 설계사와 중개인에 대해서도 6개월간 자격을 정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이 적발된 사기 행위의 상당 부분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초 기준 약 1920만명이 ACA 건강보험 시장에 가입해 있다. 이번 조치는 연방 의료 프로그램을 둘러싼 사기와 과도한 지출을 줄이고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부의 대응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번 발표는 미국인들의 의료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의료비 증가로 트럼프 행정부는 보험료 부담을 줄일 대책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의료비 문제는 올가을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들어 많은 미국인의 ACA 보험료가 급등한 데는 코로나19 기간 도입된 보조금 확대 조치의 종료가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확대된 보험료 보조금은 공화당의 반대 속에 연장되지 않았고, 올해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면서 일부 가입자의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ACA 보험료 세액공제 제도에 사기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 규모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GAO가 2024~2025년 가상의 신청자 24명을 활용해 비밀리에 진행한 조사에서는 연방 건강보험 시장이 거의 모든 가상 신청자에게 보조금 지원 보험 가입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를 비판했다.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소속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회 간사는 "공화당은 이미 역사상 최악의 의료 위기를 초래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결정은 이를 더욱 악화시키도록 고안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등하는 보험료와 더 많은 행정 절차로 보험 가입을 어렵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운데, 이제는 아예 보험을 없애버리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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