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째 버넘, 유엔총회 계기 트럼프와 첫 회담
트럼프 "타고난 사업가"…버넘 "좋은 관계" 덕담
버넘, 미·중 정상회담 때 '지미 라이 석방' 언급 요청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취임한 버넘 총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며, 이를 계기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버넘 총리를 "타고난 사업가"라고 치켜세우며 "그는 많은 강점을 가졌다.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버넘 총리도 양국 정상이 앞서 구축한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해 왔다면서 이란 문제로 균열이 생긴 양국 관계 회복에 의지를 보였다. 회담엔 영국 측의 에드 밀리밴드 외무장관과 조너선 파월 국가안보보좌관도 배석했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회담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버넘 총리는 방미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의 긴장 완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의 혼란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영국 경제가 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AI 규제에서도 미국과 영국은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영국은 AI에 대한 국제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버넘 총리는 실제 회담 후 유엔총회 연설에서 영국이 내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AI 원칙과 기준' 구축을 추진하겠다며 "정직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AI가 인류에 미칠 실존적 위협에 대한 경고를 "사기극"이라고 일축해왔다.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미국은 AI를 통제하기 위한 세계주의적 체제를 구축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우리는 AI를 억제하지 않고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차고스제도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차고스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넘기면서 디에고 가르시아 군사기지의 임차 비용을 지불하기로 한 합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요르단강 서안 이스라엘 정착촌과의 교역을 금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평가를 피하고 버넘 총리가 직접 답변하도록 했다.
버넘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24일 정상회담에서 홍콩 반체제 인사 지미 라이의 석방 문제를 제기해 줄 것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했으며, 영국 대표단은 영국 시민권자이기도 한 라이의 영국 망명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버넘 총리가 취임하기 전 그를 "극도로 진보적"이라고 평가하고,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었던 점을 들어 "한 도시의 시장"이라고 폄하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체로 버넘 총리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고, 회담 후엔 미·영 관계를 호평하며 "전임 총리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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